중국 유람선 사고 가족들 모인 난징 곳곳 울음바다(종합)
"일부 친척 불만 토로…중국 당국, 보도 통제"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진병태 최현석 특파원 =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승객들의 가족, 친지들이 모여있는 난징(南京)의 스지위안(世紀緣) 호텔은 곳곳이 울음바다였다.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이 출발한 난징의 스지위안 호텔에는 장쑤(江蘇)성에서 온 100여명의 가족, 친지들이 생환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다.
장쑤성에서는 이번 상하이의 셰허(協和)여행사가 효도관광상품으로 조직한 '시양훙(夕陽紅)' 여행에 204명이 참가했다.
간씨 성의 한 남자는 3일 차이나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아내가 친구 4명과 함께 크루즈여행을 떠났지만 지금은 연락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함께 있었다"면서 "여행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지만 손자를 돌봐야했기 때문에 함께 떠나지 못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여행사에서 전화를 받지 않고 있어 난징으로 달려왔다면서 아내가 죽는다면 나머지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장쑤 여행국은 난징, 전장(鎭江), 우시(無錫) 등 곳곳에서 사람들이 여행에 참가했다면서 이들은 상하이 셰허여행사의 지점에서 노인단체 여행 상품을 구매했고 대부분 50세 이상이라고 밝혔다.
일부 가족들은 유람선이 출발한 우마두(五馬渡) 부두에 나가서 생환을 빌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97명이 둥팡즈싱에 승선했다. 대부분 50∼80세 연령대다. 이들은 상하이에서 버스로 난징으로 와서 유람선에 올랐다.
상하이 승선자의 딸이라는 우모(25)씨는 사고 당일인 1일 오후 4시께 어머니와 연락한 게 마지막이었다면서 모두가 순조롭고 난징에서 선물용 과자를 샀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양쯔강 유람 11일, 그리고 종착지인 충칭(重慶)에 도착한 뒤 주자이거우(九寨溝)에서 이틀 정도를 포함해 18일짜리 여행상품을 3천700위안(65만원)에 구입했다.
상하이 셰허여행사는 문은 닫은 채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다.
이 여행사를 관할하는 상하이 자베이(閘北)구 접수처에도 100명 이상의 가족들이 모여들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실종자 친척은 당국의 미흡한 정보 제공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아내와 친구 등이 실종돼 자베이구 접수처로 온 지 모 씨는 "뉴스를 듣고서 셰허여행사에 갔지만, 후베이(湖北) 해양국으로 연락하라는 통지만 남긴 채 문을 닫은 상태였다"며 "후베이 해양국에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시 정부에 가니 자베이구 당국에 확인하라고 했다"며 "여기서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당국이 물이나 음식을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삼촌과 고모를 잃은 한 남성은 "자베이구 당직자들이 자신의 이름과 직위를 알려주지 않았으며, 자신들이 아는 것이 인터넷에도 알려졌으며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며 "말도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보도를 통제하고 있어 실종자 친척들의 불만이 중국 내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2일 새벽 전국 언론사에 관영 신화통신 기사와 중앙(CC)TV 화면 외에는 전재할 수 없도록 금지령을 내렸다고 명보(明報)가 중국 기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당국은 금지령에서 각 지역에 여객선 침몰 현장에 취재 기자를 파견해서는 안 되며 이미 현장에 있는 기자도 모두 소환하라고 지시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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