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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스타파 드제미례프 우크라이나 의원 (연합뉴스 DB). |
친러 키르기스, 우크라 의원 비난에 "주권침해" 발끈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친(親)러시아로 돌아선 키르기스스탄이 한 우크라이나 정치인의 비난에 발끈하며 사태가 양국 외교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아키프레스 등 현지언론은 3일 키르기스 외무부가 우크라이나 의회 소속 무스타파 드제미례프 의원의 언행과 관련,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키르기스 외무부는 서한에서 "드제미례프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키르기스 정부로서는 매우 불쾌하다"면서 "개인적 감정의 표현임을 고려하더라도 인터넷상에서의 이런 억측 주장은 키르기스에 대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외무부는 또 "이번 사태가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 당국에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와 관련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 국제회의 참석차 키르기스에 도착한 드제미례프 의원은 자신의 일행 중 한 명이 키르기스 경찰이 지명수배 중인 범인과 생년월일이 같다는 이유로 약 30분간 억류됐다.
이후 착오를 알아차린 키르기스 경찰은 정중히 사과했으며 드제미례프 측도 이를 받아들여 사태는 원만히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드제미례프가 풀려나고서 자신의 SNS에 "이번 공항사건은 나를 겨냥한 키르기스 주인의 지시였다. 주인이 누군지 안다"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이 일었다.
드제미례프가 말한 "키르기스의 주인"은 러시아를 지칭하는 것으로 친러시아로 돌아선 키르기스 정부와 러시아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옛소련권에서 독립 후 친서방 정책을 펼치던 키르기스는 올해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에 가입하고 앞서 러시아가 도입한 반(反)동성애법 마저 제정을 검토하는 등 최근 친러 정책으로 돌아서며 미국, 유럽과 갈등을 빚고 있다.
드제미례프는 소련정권에서 탄압받던 크림반도의 타타르족 출신이다. 그는 소련시절 타타르족의 해방과 반정부 운동을 벌이다 6차례나 옥고를 치렀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대표적 반러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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