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뒤처진 공립학교에 칼 빼들어…"1천곳 아카데미 전환"
새 법안 곧 공개, 대상 공립학교 늘리고 전환 속도도 높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실력이 뒤처지는 공립학교에 칼을 빼들었다.
아카데미로 전환할 '실패한' 공립학교수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국가가 일부 예산을 지원하고 민간이 자율 운영하는 학교다. 공립학교에서 아카데미로 바뀌면 교사들은 지방공무원에서 민간법인의 직원 신분이 된다.
3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교육부는 아카데미로 전환하게 될 공립학교 판정 기준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육 및 입양' 법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는 교육표준청(Ofsted) 평가에서 '불충분' 판정을 받고 학생들 성과에 대한 정부의 기준점수를 밑도는 학교를 아카데미 전환 대상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법안은 새로운 잣대들을 추가해 아카데미로 전환해야 하는 '실패한' 공립학교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새로운 잣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2020년까지 최고 1천개 학교가 '실패한' 학교로 판정받을것이라는 게 교육부 추정이다.
또한 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학교들의 아카데미 전환 시간표를 준수토록 의무화하고 아카데미를 인수하려는 민간이 지자체와 협의 과정을 거치도록 한 의무를 없앴다.
교육부는 '실패한' 공립학교의 아카데미 전환을 추진해왔으나 이에 반발하는 세력들이 전환 과정을 늦추거나 뒤집는 탓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너무 많은 학생들이 '실패한' 학교에서 붙들려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닉 모건 교육장관은 아카데미 전환에 평균 13개월이 걸리고 있다면서 "실패한 학교에서 학생이 있다는 것은 이 학생에 대한 교육이 위기에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카데미 체인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올 9월부터 잉글랜드 지역에서 51개 아카데미를 운영할 'REAch2'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랭카셔는 "모든 가족들을 위한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며 "뒤처지는 학생들이 없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그러나 블라이언 라이트만 학교지도자협회(ASC) 회장은 "많은 경우 아카데미화가 최선의 해결책일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아카데미화 자체가 마술 지팡이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 동안 영국에선 1천100개의 공립학교가 아카데미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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