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협상시한 임박에 막판 줄다리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3 23: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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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현실적' 타협 촉구…독일 "그리스 제안 최종 해법 아냐"
ECB·EU "그리스 유로존에 남아야"…프랑스·스페인 "타결 확신"

그리스-채권단, 협상시한 임박에 막판 줄다리기

그리스, '현실적' 타협 촉구…독일 "그리스 제안 최종 해법 아냐"

ECB·EU "그리스 유로존에 남아야"…프랑스·스페인 "타결 확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유로존의 운명을 결정할 구제금융 협상의 시한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과 만나 그리스가 지난 1일 제출한 개혁안 최종안을 놓고 협의한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개혁안이 협상 과정에서 양보한 타협안이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계획'이라며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이 현실주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지난 1월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전 정부가 채권단과 합의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가혹한 긴축 정책에도 국가채무 부담이 늘어 실패했다며 재정 지출 확대와 채무 재조정 등을 요구해 채권단과 충돌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 등에 따르면 그리스가 지난 1일 제출한 최종 협상안인 개혁안이 47쪽 분량이라는 점 말고는 확실한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그리스가 지난 3월 말에 제출한 26쪽 분량의 개혁안과 비교하면 재정수지 목표치와 연금 개혁, 부가가치세 개편, 공기업 민영화 등 쟁점 부문에서 일부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티메리니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 정부가 올해 재정수지에서 국채 이자를 제외한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0.3~0.8% 수준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정부가 합의한 GDP의 3%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 시리자 정부가 종전 계획보다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재정 지출을 늘리고 경제성장률의 둔화 등을 반영한 수치로 분석된다.

그리스는 또 재정수입 증대 방안인 부가세 개편은 현행 세율체계(6%, 11%, 23%)를 유지하되 세율별 품목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개편안에 따른 재정수입 증대 효과는 10억 유로로 채권단 요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요구한 연금 삭감 대신 수급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추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관계 부문은 채권단이 대량해고 요건을 완화하라고 요구했으나 그리스는 단체교섭 부활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스는 이 개혁안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으나 채권단의 '진전은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바꾸지는 못했다.

독일 재무부 마르틴 예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의) 리스트가 문제의 최종 해법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거 대변인은 또 "우리에겐 협상과 관련한 기초가 될 것"이라며 그리스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리스 협상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의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전날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정말로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주요 채권단 측은 협상의 낙관을 경계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오는 5일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 부채 상환을 못할 수 있다고 밝혀 이날 전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진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CB 정책위원회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서 "다만, 강력한 협약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강력한 합의는 그리스 성장에 도움을 주고 사회적 공정성이 있고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은 이날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와 회동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리스 문제에 프랑스와 독일이 긴밀히 협력한 이후 합의할 가능성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전적으로 확실히"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무차원의 협상을 진행한 유로워킹그룹은 애초 이날 전화회의를 하기로 했지만 치프라스 총리와 융커 위원장 등이 회동함에 따라 4일 오후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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