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녀온 독일 의원 "북 정치상황 최고도 긴장상태 인상"
코쉬크 의원 독일일간 FAZ에 밝혀…"가톨릭 미사서 증오 가득한 설교"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한국에도 들렀던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의원은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최고도로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수정당인 기독교사회당(CSU) 소속의 코쉬크 의원이 "북한 지도부는 미국에 구애공세를 펴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중단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코쉬크 의원은 그러나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자 북한의 태도가 다시 강경해졌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FAZ는 코쉬크 일행의 방북 기간 평양 장춘 가톨릭 교회 행사에서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기도 대신 독일 방북단과 몇 안 되는 북한 가톨릭 신자들이 무시무시한 증오의 설교를 들어야 했다고도 썼다.
코쉬크 의원과 동행한 베네딕트 교단의 타실로 랭거 신부와 북한의 가톨릭 교구장이 함께 집도하기로 돼 있던 미사에서 설교자는 심지어 남한과의 "성스러운 전쟁"을 부르짖어 코쉬크 의원은 너무나 깊은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고 신문은 적었다.
신문은 "독일 대표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늘어놓은 증오에 가득찬 설교는 다시 한 번 북한이 외교적 공세와 완고한 이념적 요구들을 반복적으로 지속하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줬으며, 짧은 기간 받았던 북한에 대한 좋은 인상마저 이런 호전적 행위로 망쳐버렸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FAZ는 그러나 북한의 경제개발에 독일이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북한 당국의 입장을 전하고 "그 중 한 곳이 옛 동독이 산업중심지를 건설한 함흥"이라며 "북한은 함흥에 독일기업이 다시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년 동안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온 코쉬크 의원이 "평양 비행장 인근에 새로운 도시구역이 생겨나고 평양 시내에도 과학자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지역이 건설되는 등 평양에서 활발하게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소규모 농경지와 지하경제가 전체적으로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고 FAZ는 전했다.
7선의 코쉬크 의원은 지난달 28일부터 4박5일간 북한을 찾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종혁 조선독일친선의원단 위원장, 궁석웅 외무성 부상 등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다.
코쉬크 의원은 한독 통일외교정책자문위원회 독일 측 위원장, 한독포럼 공동대표, 한독 의원친선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고, 한국과 북한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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