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자선제국, 대선가도 걸림돌" 워싱턴타임스 '스웨덴 로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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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Photo/Richard Shiro) |
힐러리 '신뢰 위기' 봉착…미 대선 유동성 커지나(종합)
이메일·재단 후원금 스캔들에 '부정직·불신' 여론 높아져
WP "자선제국, 대선가도 걸림돌" 워싱턴타임스 '스웨덴 로비' 폭로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독주하던 미국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쟁에 유동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보았다거나 가족 소유의 자선재단이 외국 정부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성 후원금을 받았다는 스캔들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으면서 그가 일종의 '신뢰의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압도적 기세로 2016년 대권 예비 레이스를 선점한 클린턴 전 장관을 둘러싼 선호도가 전만 못하다는 잇단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먼저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고 신뢰할만한가'라는 설문에 긍정적 답변은 38%에 그친 반면, 부정적 답변이 56%에 달했다.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ORC가 5월 29∼31일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그가 여전히 민주당 잠룡군에서 압도적인 1위이지만, 지난 4월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이후 주요 지표들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이 '부정직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비율이 지난 3월 49%에서 57%로 급등했는가 하면 그가 '신뢰감을 주지않는다'는 비율도 지난해 3월 42%에서 50%로 상당히 높아졌다.
반면, 선호도는 지난 3월 53%에서 46%로 하락했다.
CNN은 이런 결과에 비춰 민주당 내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대권 대안을 찾는 경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무소속인 버나드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등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한 후보들이 움직일 '공간'이 커졌다는 말이다.
특히 미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국무부 예산과 클린턴 전 장관 시절 발생한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사건 당시의 개인이메일 사용을 연계하는 전략을 쓰는 등 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면서, '클린턴=부정직'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질 공산이 크다.
그런가 하면 가족 소유의 클린턴재단도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뇌관'으로 지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클린턴재단 성과와 파문'이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퇴임후 빚더미에 앉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어떻게 20억 달러 규모의 '지구적 자선 제국'을 만들었는지 파헤쳤다.
WP는 이 재단에 대해 "전직 미 대통령이 운영하는 지구적 자선제국이면서 잠재적 대권 주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부자와 힘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천문학적 후원금을 조성한 재단의 성과가 클린턴 전 장과의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워싱턴타임스도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재직시절 클린턴재단이 스웨덴에 모금 조직을 두고 현지 복권사업자들로부터 2천600만 달러의 후원금을 거뒀으며 그 대가로 당시 국무부가 핵개발 중인 이란과 거래하는 어떤 스웨덴 기업도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당시 외교전문과 증언 등을 인용해 "스웨덴 측이이란과 사업을 하는 자국 업체들에 대해 제재하지 말 것을 국무부에 로비했다"면서 실제 후원금이 재단으로 입금되자 국무부는 스웨덴 기업을 전혀 제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스웨덴 주재 미 대사관은 "스웨덴이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외교전문을 국무부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또 이와 별개로 스웨덴의 2대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이 군사부문으로 전용될 수 있는 휴대전화추적장치를 이란에 팔려고 했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에릭슨에서 강연하고 75만 달러를 챙긴 사실 등도 이 신문은 폭로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13일 대선도전 선언 이후 처음으로 대중 집회를 열어 연설한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뉴욕에서다. 이어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 아이오와 주로 가 지지자들 및 캠프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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