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이버 주이란 대사관' 운영…관계정상화 대비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이 사이버 공간에 주이란 대사관을 개설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한 직업 외교관은 외부 민간 계약직원 3명과 함께 2011년부터 자체 블로그와 더불어 인스타그램, 구글 플러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이버 공간에서 이른바 '가상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Virtual U.S. Embassy Tehran)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란 공용어 페르시아어로 된 페이스북 가상 미 대사관은 현재 51만245명의 팬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2년 개설 첫해 8만5천 명에 비해 6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란이 다른 소셜미디어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에 대해서도 자국민의 접속을 차단한 상태지만, 페이스북 가상 미 대사관 방문객 중에는 이란 현지인도 많이 포함돼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가 전했다.
이 관리는 "이란인들이 당국의 검열을 피하고자 제3의 가짜 가상 네트워크를 통해 우회 접속하고 있다"면서 "이란 내부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용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실제로 이란에 사는 현지인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 미 대사관은 향후 양국 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이란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개설된 것으로, 여기에는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 등 기본적인 영사 관련 정보와 함께 미국서 성공한 이란계 미국인의 소식 등이 올라 있다.
익명의 다른 관리는 "우리가 사이버 미 대사관을 운영하는 이유는 어떤 선전·선동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 세상에서 양국 관계가 다시 시작되기 전에 온라인에서 이란 국민과 직접 접촉을 하고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사건 직후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었으며,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말 미 공영라디오 방송 NPR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도 "(관계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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