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국정개입'…찰스 왕세자 흑거미편지 추가 공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5 11: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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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국정개입'…찰스 왕세자 흑거미편지 추가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영국 찰스(66) 왕세자가 영국 정부에 보낸 비밀 서한이 추가로 공개됐다.

'흑거미 편지'로 불리는 이 서한들은 찰스 왕세자가 정치적 중립 원칙을 깨고 국정개입을 시도했음을 드러낸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 당국은 4일(현지시간) 찰스 왕세자가 정부부처 장관들과 주고받은 서한 17통을 추가로 공개했다.

2007∼2009년 쓰인 서한 중 6개는 찰스 왕세자가 쓴 것이고, 8개는 장관들, 3개는 보좌관들의 답장이었다.





서한의 내용을 보면 찰스 왕세자는 영국 보건의료 당국에 대체의학 예산 감축을 뒤집고, 협진을 위한 시도를 하라고 편지를 보냈다.

앨런 존슨 보건담당 보좌관과의 교신에서 찰스 왕세자는 대체의약품의 시험사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존슨 보좌관은 답장에서 "그에 대해 검토하기 위해 회의를 열 예정"이라면서 "이 사안에 대해 계속 보고를 하라고 일러놨다"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는 또 아프가니스탄의 전통공예를 보존하기 위해 자신이 세운 구호단체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가 하면, 지역사회사업의 예산결정권을 달라고 했다. 그의 측근들을 위해 정부부처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실제로 일부를 취업시키기도 했다.

그래엄 스미스 군주정 반대운동가는 "이 서한들은 찰스 왕세자가 정부 정책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고의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드러낸다"며 "그는 계획적으로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서한은 알아보기 어렵게 휘갈겨 쓴 찰스의 필체가 흑거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흑거미 편지'로 불린다.

가디언은 '흑거미 편지' 공개를 위해 10년간 정부와 법정다툼을 벌였다. 2005년 정보공개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 대법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2004년 9월∼2005년 4월 사이 편지 27개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서한은 찰스 왕세자가 헌법에 정해진 정치적 중립 원칙을 저버렸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초 영국 정부가 서한 공개에 반대한 이유는 찰스 왕세자가 정치적 중립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미래 군주로서 입지를 심각하게 손상당할 것을 우려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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