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폴리 전 연방하원의원 미성년 동성애 추문 은폐 의혹 다시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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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 해스터트 전 미국 하원의장의 교사 시절 모습(뒷줄 맨오른쪽). 앞에 상습 성추행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스티븐 라인볼트가 앉아있다. <<ABC방송>> |
해스터트 전 미 하원의장,동성 제자 성추행 전력 파문
추가 피해자 가족 증언…"20여년 후 에이즈 감염으로 사망"
마크 폴리 전 연방하원의원 미성년 동성애 추문 은폐 의혹 다시 불거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공화당 출신 최장수 연방 하원의장, 데니스 해스터트(73)의 동성 미성년자 성추행 전력이 베일을 벗고 있다.
특히 해스터트가 성추행 피해자 입막음용으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사실이 알려진 후 고교 시절 그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한 또다른 피해자가 20여 년 후 에이즈(AIDS)로 사망했다는 증언까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ABC방송 간판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졸린 버지는 해스터트 전 하원의장이 정계 진출 전 시카고 인근의 요크빌고등학교에서 교사 겸 레슬링부 코치로 일할 당시 자신의 동생 스티븐 라인볼트를 고교 재학기간 4년 내내 상습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버지는 라인볼트가 42세 때인 1995년 에이즈로 사망했다면서 "동생은 고교 졸업 후 8년 만인 1979년 가족들에게 동성애자임을 털어놓았다. 첫관계 대상이 누구냐고 묻자 해스터트라고 밝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스터트는 동생에게 아버지 같은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 관계는 동생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해가 됐다"면서 "동생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고, 상처를 달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에게 '오랜기간 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나'라고 묻자 '누가 내 말을 믿겠는가' 반문했었다"고 회고했다.
해스터트는 1965년부터 1981년까지 요크빌고등학교에 재직했고 라인볼트는 1971년 이 학교를 졸업했다.
버지는 "20년여 후 동생의 장례식에 참석한 해스터트에게 조용히 다가가 과거 잘못을 따져 묻자, 처음엔 시치미를 떼다가 침묵을 지켰다"며 "그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고 설명했다.
버지는 "2006년 마크 폴리 전 연방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의 성추문 스캔들이 터졌을 때 동생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하려 했으나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폴리는 당시 하원회관에서 일하는 미성년 남성 사환에게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하원의장이던 해스터트는 폴리의 미성년 동성애 추문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스터트의 성추행 전력에 대한 의혹은 미 연방 검찰이 지난달 28일 그를 불법 분산거래 및 연방수사국(FBI) 상대 허위진술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불거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해스터트는 과거 잘못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에게 350만 달러(약 39억 원)를 대가로 지급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2010년부터 작년까지 은행에서 총 170만 달러(19억 원)를 인출했다.
해스터트는 2012년 7월부터 작년까지 여러 개의 은행 계좌에서 총 95만2천 달러(약 10억6천만 원)를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 이하 액수로 나눠 인출하다가 꼬리를 잡혔다.
버지는 "지난달 중순 FBI로부터 해스터트 관련 조사에 응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이제야 동생의 한이 풀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 사람들이 동생의 사연을 믿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스터트에게 현금을 요구한 일이 없다"면서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해스터트는 1981년 정계에 진출, 일리노이 주 하원을 거쳐 1987년부터 20년간 연방하원의원을 지냈고 1999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연방 하원의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퇴임 후 로비스트 겸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소속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해스터트는 아직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그는 오는 9일 시카고 연방법원에서 금융법 위반 및 허위진술 혐의에 대한 첫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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