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전형득 기자]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음식을 먹는 방송이라는 뜻의 '먹방'은 아프리카TV 등 애초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됐는데 언제부턴가 TV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상영중이거나 최근 종영된 '먹방' 프로그램만 해도 tvN '식샤를 합시다'같은 드라마부터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JTBC '냉장고를 부탁해'·채널 올리브 '오늘 뭐 먹지' 등 요리 예능 프로그램, tvN '수요미식회'·채널 올리브 '테이스티 로드 2015' 등 맛집 정보 프로그램까지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아예 밥 해먹기를 주제로 삼은 예능 tvN '삼시세끼'도 빼놓을 수 없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들의 '먹방짤'(사진을 이은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끄는 등 스타들의 '먹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체면 내려놓고 배역과 '혼연일체'
'먹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아무래도 영화 '황해'의 하정우다.
굶주린 듯 음식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들어 볼이 빵빵해질 때까지 음식을 넣지만 그 모습이 보기 싫기보다는 친근하다.
식욕이 없을 땐 '하정우 먹방 모음' 동영상을 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크게 벌려 음식을 우걱우걱 먹는 모습은 인터넷에서 여러 형태로 패러디 되며 화제가 됐다.
하정우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다른 배우들은 뱉을 생각을 하고 찍지만 나는 실제로 먹기 때문에 실감나는 '먹방'을 찍을 수 있었다"고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종영한 SBS TV 월화드라마 '펀치'에서 배우 조재현이 선보인 짜장면 '먹방'도 화제가 됐다.
"매회 짜장면이 나오냐"는 타박이 나올만큼 자주 등장한 이 '먹방'은 윤기가 흐르는 짜장면을 한 입에 '후루룩' 집어넣고 단무지를 '아삭' 씹는 경쾌한 리듬으로 시청자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시청자들은 본격 '먹방'을 표방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배우들에겐 더욱 정교한 먹방을 요구한다.
시즌 1과 2 모두에 맛집 블로거로 출연한 윤두준은 '먹을 때 미간의 주름이 신경쓰인다'는 지적을 받고 "아이돌 가수를 준비하면서 어릴 때 먹고 싶은 걸 못 먹었던 적이 많아 전투적으로 먹는 버릇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조심하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까지 해야했다.
◇ 먹어본 사람이 잘 만든다? 셰프들의 '먹방'
'음식'이 TV 프로그램의 주 소재로 조명되면서 전문 셰프들의 방송 출연도 잦아졌다. 요리를 했으면 응당 먹기 마련. 더욱 전문적인 해설을 곁들인 셰프들의 '먹방'도 볼거리다.
채널 올리브와 tvN을 통해 방송되는 '한식대첩3'에서는 요즘 방송인보다 더 많은 방송에 나오는 백종원·최현석 셰프의 먹방을 실컷 볼 수 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사들이 한식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에서 두 셰프는 각종 재료, 요리 방법에 대해 냉철하고 날카로운 코멘트를 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마주하면 '무장해제'돼 숟가락을 내려놓지 못하고 그릇을 싹싹 비운다.
특히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는 '슈가보이' 백종원은 '한식대첩3'에서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재료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곁들여 프로그램의 격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종원은 지난해 EBS의 '세계견문록 아틀라스'에서 맛기행을 떠나 다양한 정보와 함께 행복한 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이원일 셰프는 요리대결을 펼칠 때보다 다른 셰프들의 음식을 맛볼 때 더 많은 단독샷을 받을 정도.
음식으로 입안을 가득 채우고 기분 좋은 꿈을 꾸는 듯 지그시 감은 눈. '먹방'의 기본에 충실한 이원일 셰프의 '먹방'은 보는 이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사위 삼고 싶다'는 찬사도 나온다.
◇드라마·예능 '필수 양념'된 '먹방'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요리' '먹방'이 전혀 없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은 tvN 예능 '삼시세끼'는 '밥 해먹기'를 지상 과제로 삼았다. 불을 피우고 논밭에서 막 뽑은 재료로 제철음식을 해 먹는데 가마솥 주위로 솔솔 김이 올라올 때부터 군침이 돈다.
올 초 방송한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어떤 음식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차줌마' 차승원 덕에 유해진은 연신 '먹방'을 찍어댔다.
매일 메뉴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요리 고수를 초청,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공유하는 내용의 채널 올리브 '오늘 뭐 먹지'는 가수 성시경과 개그맨 신동엽을 '먹방'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했다.
'뚱뚱한' 개그맨·개그우먼을 내세운 개그계의 '먹방'은 그 역사가 길지만 지난해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호로록~'을 외치며 야무지고 당당하게 먹던 이국주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10년 가까이 무명생활을 하던 이국주는 이 유행어를 들고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인간의 조건' 등을 누비며 신나게 '먹방'을 선보이며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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