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정부군, 징집기피와 탈영 만연으로 점점 약체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7 10:51:16
  • -
  • +
  • 인쇄
병력 2분의 1로, 장악지역 4분의 1로 쪼그라들어…외세의존 심화
아사드 대통령 출신 이슬람 종파 거점방어 전략으로 수정
△ 이슬람국가(IS)가 점령지 팔미라에서 교도소를 파괴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리아정부군, 징집기피와 탈영 만연으로 점점 약체화

병력 2분의 1로, 장악지역 4분의 1로 쪼그라들어…외세의존 심화

아사드 대통령 출신 이슬람 종파 거점방어 전략으로 수정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최근 팔미라와 이드리브 등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청년들의 징집기피와 탈영 등으로 더욱 약체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 정부군은 전선을 좁혀 수도 다마스쿠스와 중부 대도시 홈스 및 연안 주(州)들 등 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시아파 이슬람의 소수 종파인 알라위테 근거지들 방어에 치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2011년 반정부 봉기 이전에 비해 병력이 절반 규모로 이미 줄어든 시리아 정부군은 수니파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다양한 반군세력, 쿠르드족들에 국토의 4분의 3을 내준 상태다.

이 신문은 한 25세 컴퓨터 엔지니어가 징집영장을 들고 집으로 찾아온 헌병의방문을 받은 후 뇌물을 써서 징집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잠시 지우도록 하고는 택시기사에게 1천 달러를 쥐어주고 국경을 넘어 레바논으로 탈출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청년은 4년여를 끌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서 대포밥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그동안에도 매년 2천달러를 들여 징집을 연기해왔다.

그는 "시리아 남자들은 어떻게든 군복무를 피하려 하고 있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고 말했다.

다마스쿠스에서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으나 시리아를 떠날 계획인 29세의 다른 청년도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며 "이 전쟁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1년 반정부 봉기 이후 현역병을 단 한명도 제대시키지 않고, 강제징집을 위해 마을과 도로 검문소, 국경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뇌물을 받고 징병을 연기해주는 것에 대한 단속도 벌여 장교 1명을 처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 병력은 장교와 사병을 합쳐 이전의 40만명에서 20만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추산한다.

시리아 정부군은 월급여 100달러, 사업 및 빵구매 특전을 내세워 유인하고 있으나, 정부군의 잇따른 패퇴, 반군이나 IS에 숨진 시리아 군인들의 영상 등에 비해 "별로 유인력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마스쿠스에서마저 시리아군 약화의 징후가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보안초소는 정부의 장악력을 과시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으로 주로 신참 병사들이 배치됐으나 지금은 중년, 심지어 여성들마저 배치돼 있다.

이에 따라 시리아 정부군은 알라위테 거점 위주 방어전략으로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 러시아 및 이란 군사고문단,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시아파 전사들, 그리고 최근엔 이집트와 튀니지, 레바논 등의 아랍 민족주의 전사들과 같은 외국출신 전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알리 하이다르 국민화합부 장관은 IS에 팔미라를 쉽게 내준 것에 대해 시리아 정부군이 팔미라 같은 사막도시까지 방어할 만한 전력이 안 된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주민도 별로 없고 경제적 가치도 없는 곳을 방어하느라 전력을 분산시키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주전선을 새로 짜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외교부는 최근엔 이란 정부에 병력 10만명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이란 정부는 시리아 내전이 본격적인 이슬람 종파전쟁으로 변할 것을 우려해 거부했다고 이 신문은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2013년 시리아 정부군이 레바논 접경의 전략요충지 쿠사이르를 탈환하는 것을 도왔던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지난달 시리아에서 역할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