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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연합뉴스) |
중화권, 메르스 유입 우려에 '초긴장'…대만 방역훈련(종합)
대만 교육부 "귀국 한국인 유학생에 N95 마스크 보급 예정"
(홍콩·타이베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노해랑 통신원 = 최근 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급속 확산하자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6월 들어 일부 의료시설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을 상정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장빙황(蔣炳煌) 대만 복지부장(장관급)은 지난 3일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서 메르스 증세를 보이는 가상의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격리 조치하는 훈련을 직접 주관했다.
이어 5일에도 남부 가오슝(高雄)지역의 병원은 자체적으로 메르스 환자의 최초 신고에서부터 의료시설내 격리까지 일련의 과정을 점검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방역을 위해 전국을 6개 구역으로 나누고, 대도시 의료시설에 메르스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했다.
당국은 타이베이(臺北)에 지정 병원 2곳을 비롯해 북부의 신베이(新北)시 지역 10개 병원에 격리 가능한 병상 80개를 항시 대기시켜 놓은 상태다. 대만 남부 지역 12개 의료시설에도 164개의 병상을 마련해 메르스 발생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린치훙(林奇宏) 위생국장은 95%의 미세분자를 걸러주는 것으로 인증받은 N95 마스크 2만5천개, 바이러스 감염 보호복 1만1천벌 등을 확보해 유사시 필요한 지역의 의료시설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교육부는 주 타이베이한국대표부를 통해 대만에 있는 약 300명의 한국인 유학생들과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하계방학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유학생에게 N95 마스크를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형 독감에 효능이 있는 약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유언비어가 나도는 등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대만은 2003년 중국, 홍콩에 이어 전염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382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52명이 사망한 바 있다.
지난 5일부터 공항에서 한국발 여객기의 착륙 장소와 여행객의 출입 통로를 특정하는 등 특별 관리하는 홍콩 정부도 한국 내 메르스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6일 "한국내 3차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면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시민에게 한국 여행을 피하도록 촉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평택성모병원 등을 취재하고서 홍콩으로 돌아온 홍콩 빈과일보 기자 한 명이 6일 홍콩공항에서 발열 증세가 관측돼 동료 한 명과 함께 격리되기도 했다. 이들은 메르스 감염 여부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
오만에서 산 24세 여성도 7일 공항에서 발열 증세가 관측돼 홍콩 당국이 격리 검사한 결과 메르스 음성 반응을 보였다.
일부 홍콩 학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미생물학자 호팍렁(何柏良) 홍콩대 교수는 "WHO가 아직 한국에 가서 조사하지 않는 것은 한국 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정부도 더욱 투명하게 조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도 지난 4일 '사스 퇴치의 영웅'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를 수장(조장)으로 한 '메르스 통제를 위한 전문가조(팀)'를 출범하는 등 메르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메르스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4일 한국 관광을 취소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4천400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2천900명, 홍콩 200명을 포함하면 한국 관광을 취소한 중화권 관광객은 7천500명에 달했다.
한편, 중국 후이저우(惠州)에서 격리 치료 중인 메르스 확진 한국인 K씨는 폐 염증을 치료받는 등 병세가 중하지만, 약간의 대화는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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