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상과 외교정책에 여성 참여 필요하다는 메시지 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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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national women activists read a peace declaration at Panmungak, the main North Korean building overlooking the dividing lin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Sunday, May 24, 2015. The Panmungak is in the Demilitarized Zon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otherwise known as the DMZ. (AP Photo/Kim Kwang Hyon) |
"여자여서 軍 모른다? 30년 복무에 이라크침공계획도 짰었다"
캐서린 문 교수, DMZ 평화운동 벌인 여성운동가들 비판론 반박
"국제협상과 외교정책에 여성 참여 필요하다는 메시지 보낸 것"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 "미국 예비역 육군 대령에 미 해군대학 국가안보전공 석사 학위 소지자. 현역 및 주방위군으로 30년간 복무하면서 1982년부터 1984년 사이엔 이라크를 포함한 미군의 수 개국 침공 대비 비상계획 수립. 유엔소말리아평화유지군(UNOSOM) 사령관의 참모로서 미군과 소말리아 군벌간 전투 참전. 외교관으로 전환, 시레라이온 내전 때 수천명의 소개 작전을 주도한 공로로 미 국무부의 영웅상 수상. 2001년 미국의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아프간 주재 미공관 차석으로서 미국 대사관 재개설 주도"
지난달 북한에서 도보로 비무장지대를 넘어 남한으로 오는 '위민크로스디엠제트(WCD)' 행사에 참가한 세계 여성평화운동가들 가운데 한 사람인 앤 라이트의 경력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석좌인 캐서린 문 웰즐리대 교수가 이들 여성운동가들의 '자질과 자격'에 관한 일부 비판론에 대해 "이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정치에 대한 식견과 경험이 풍부하고 내장을 쥐어짤 정도의 고초를 이겨낸 사람들"이라며 작심하고 반박했다.
문 교수는 '여자들은 군사와 안보를 모른다'는 편견과 관련, 라이트 예비역 대령의 군사·외교 경력을 이같이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순진해서 북한 정권에 이용당한다'는 등의 비판에 대해선 "이들은 전략적이고 경험과 식견이 풍부한 활동가"라고 일축했다.
라이트 예비역 대령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단행된 것으로 결국 밝혀진 이라크 침공에 반대해 2003년 국무부를 떠나 평화운동가로 투신했다.
WCD 참가자중 '남북간 분쟁보다 오래 끈 증오와 파괴의 북아일랜드 분쟁에서 가족을 잃은' 메어리드 맥과이어는 죽음과 개인적인 상실을 정치 행동으로 승화해 유혈분쟁을 종식하는 대규모 항의시위를 조직한 북아이랜드 평화운동을 이끈 공로로 197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역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이마 그보위는 14년간의 야만적인 라이베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해, 갈등관계인 인종·종교 출신의 여성 수만명을 '평화 전사들'로 조직, 독재자 찰스 테일러와 여러 반군들을 압박해 평화협상을 열도록 한 끝에 테일러의 해외망명과 2006년 자유선거 실시로 가는 길을 개척한 활동가이다.
멕시코의 인권변호사 에리카 후에바라는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의 미주담당 국장으로서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의 난민 인권과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꾸준히 고발해오고 있다고 문 교수는 지적했다.
문 교수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 여성평화운동가들은 이미 자신들의 생명에 대한 더 큰 위험, 위협과 대결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이며, 더 큰 정치적 장애물들과 씨름해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WCD 행사에 참가한 다른 여성운동가들의 이력도 죽 소개한 문 교수는 "일부는 군벌과 야만적인 독재자들, 그리고 암살자들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의 권력과 정통성에 도전했고, 수천수만의 사람들을 동원해 이들이 자행하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 종식을 요구했다"면서 "이들중 많은 이들은 이웃과 나라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입닫고 외면했다고 WCD를 질책한 사람들은 이들 여성이 겪었고 이겨낸 그 많은 인권유린 상황과 국내외에서 벌인 인권활동 헌신에 대해 더 공부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문 교수는 '분단국의 화해에 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모욕을 받은 이 여성운동가들이 이번에 세계에 보낸 메시지는 여성들이 국제 협상과 외교정책 과정에 참여하길 원하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과 평화는 성(性) 구별이 있는 게 아니다…여성들이 권력제도들 때문에 화해와 인권, 인간안보에 기여할 수 없다면, 여성들은 거리와 광장, 그리고 비무장지대에서 정치를 행할 것"이라고 문 교수는 경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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