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군 교관 1천여명 증원 검토…안바르에 '초점'(종합)
친정부 수니파軍 육성에 기대…오바마, 지상군 투입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대부분 장악한 이라크 안바르 주를 탈환하기 위해 이곳에 훈련교관과 고문단 등 1천여명을 추가 투입할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대령) 등 정부 관계자들은 안바르 주에 새 군사훈련소를 세우는 방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고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군과 친정부 수니파 부족들의 군사 훈련을 목적으로 한 이 훈련소의 운영을 위해 최소 400명에서 최대 1천500명을 파견하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군사고문단은 모두 3천80명 규모다.
최근 안바르 주의 주도(州都)인 라마디 함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 지역의 군사력 확충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 정부 관계자는 "IS와의 장기전에서 일단 안바르 주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 다음 단계로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 탈환에 나설 것"이라며 "모술 탈환은 내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라마디를 비롯한 안바르 주 수복을 위해 미군은 "싸울 의지가 없다"고 공개 비난한 이라크 정부군을 강하게 훈련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친정부 수니파 부대를 육성함으로써 반(反) IS 동맹군의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NYT에 따르면 라마디 탈환을 위해 이라크 정부군은 3천명 이상의 신병을 모집해 육군 7사단과 8사단에 배치했고, 수니파 등 민병대도 훈련과 장비 지원을 통해 현 5천500여명에서 1만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추가 파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그것은 적절한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건의했으며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인원을 늘리면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지역의 미군 활동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등에 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라마디 함락 후 제기되는 미 지상군 투입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에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와 회동한 뒤 "IS를 격퇴하기 위한 완벽한 전략은 아직 없다"며 이라크 군 훈련과 무장 지원 등에 대해서만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따라서 안바르 주에 추가 투입될 미군 병력도 군사훈련과 자문 외에 다른 역할은 수행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날 이스라엘로 향하면서 비행기에 동승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이라크 접근법에는 극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그들(이라크 정부군)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방법이 없을까'라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중동, 아프가니스탄, 한반도, 남중국해 등 전 세계에서 미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데도 오히려 국방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지상군 직접 투입의 장애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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