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정상급 '정치적 협상'도 교착상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0 21: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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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그리스 총리와 회동 거부…독일·프랑스 정상도 불확실

그리스-채권단 정상급 '정치적 협상'도 교착상태

EU 집행위원장, 그리스 총리와 회동 거부…독일·프랑스 정상도 불확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벌이는 구제금융 협상의 막바지 단계인 정치적 협상도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지만 주요 채권단 지도자와 별도 회동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U 집행위 마르가리티스 쉬나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치프라스 총리와 회동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쉬나스 대변인은 "위원장의 오늘 일정은 정상회의 참석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가 전날 피에르 모스코비시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에 제출한 새 협상안이 종전 협상안과 차이가 거의 없어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8천억원) 등을 지원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쉬나스 대변인은 "공은 분명히 그리스 정부 쪽에 있다"고 말해 그리스에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 정책을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치프라스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별도 회동을 하고 새 제안을 논의한다고 밝혔지만 이 회동이 성사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는 이 회동의 예정과 취소가 거듭했으며 결국 회동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독일과 프랑스 관리들로부터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유로존 채권국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 기관들도 그리스가 새 제안에서 기초재정수지 흑자목표를 올렸지만 미흡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리스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치프라스 총리가 이날 오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동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스크 상임의장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거의 관여하지 않아 이번 회동에서 의미 있는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기초재정흑자 목표를 올리는 내용의 경제개혁안과 국가채무를 재조정하는 방안 등 2건을 모스코비시 집행위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성명에서 "재정갭을 줄이는 대안과 지속가능한 국가채무 계획 등 타협안 문서 2건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재정갭'(fiscal gap)은 국가채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초재정수지의 개선 정도이며, 재정갭을 줄이려면 기초재정수지 흑자규모를 늘려야 한다.

그리스 정부는 이 제안에서 올해와 내년 기초재정흑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0.75%, 1.75%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제출한 협상안에서 올해 GDP의 0.6%, 내년 GDP의 1.5%에서 소폭 올린 것이다.

반면 채권단은 지난 3일 그리스에 제시한 협상안에서 이 수치를 올해 GDP의 1%, 내년 GDP의 2%로 요구해 여전히 차이가 있다.

아울러 채권단은 그리스가 예정대로 부채를 상환하려면 기초재정흑자를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연금 삭감, 부가가치세 세입 증대 등의 긴축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U 고위 관리들은 전날 주요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새 제안은 지난 1일 제출한 47쪽짜리 협상안과 다를 바 없으며 협상을 타결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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