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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일전쟁 영웅' 추사오윈의 전사과정을 형상화한 그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캡처>> |
中, 한국전쟁 65주년 앞두고 '영웅미화' 논란 가열
"허황되다" 비판에 관영매체 "소파 앉아 자판 두드리는…" 반격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한국전쟁) 발발 65주년과 '항일전쟁승리 70주년'(제2차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둔 중국에서 그동안 숭배의 대상이 돼온 일부 '혁명영웅'들에 대한 미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영웅을 잃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열겠는가'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어떤 민족이나 국가도 모두 자기들의 영웅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중국 내에서) 영웅을 제멋대로 비웃고, 비방하고, 헐뜯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소파 위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자판을 두드리는" 그런 사람들이 과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총탄이 날아다니는 환경 속에서 벌어진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고나 떠드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는 올해 들어 항일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아온 둥춘루이(董存瑞), '항미원조' 전쟁 영웅으로 존경받는 추사오윈(邱少云) 등에 대해 미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것에 일종의 '반격'을 가한 것이다.
중국의 대표 포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에 따르면 항일전쟁 당시 동북지역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운 둥춘루이는 1948년 5월 25일 폭탄이 든 가방을 안고 일본군 벙커로 뛰어들며 19살의 나이로 산화했다.
추사오윈은 1952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인물이다. 당시 26살에 불과했던 그는 적진침투를 위한 잠복작전을 수행하던 중 미군이 발사한 소이탄에 맞아 온몸이 화염에 휩싸였지만, 아군 병력 위치를 드러내지 않으려 30분간 미동도 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숨졌다고 중국당국은 선전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 언론 등은 둥춘루이와 관련, "아무도 그가 폭탄을 들고 뛰어가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 미미한 흔적을 갖고 완전히 추측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추사오윈에 대해서도 "불에 타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신화통신은 이날 전문가, 군부대 관계자, '영웅' 가족 인터뷰 등을 통해 등춘루이 업적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그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추사오윈, 황지광(黃繼光·한국전쟁에 참전해 사망), 둥춘루이, 류후란(여·항일유격대원으로 국공내전 중 사망) 등 혁명 선열은 생명과 신앙을 받쳐 우리를 위해 불멸의 업적을 남겼고, 그들의 업적을 의심해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이들의 행적을 재조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들어 중국 내에서 이처럼 '혁명영웅' 미화 논란이 불거진 것은 '항미원조 전쟁' 발발 65주년, '항일전쟁승리 70주년'을 맞아 중국당국이 전쟁영웅들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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