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급 예우…미래 권력과 관계강화·미얀마 친서방 행보 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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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시진핑, 첫 방중 아웅산 수치에 힘 실어줘(종합2보)
수치와 NLD에 "미얀마 민중, 긍정적 인도 희망"
국빈급 예우…미래 권력과 관계강화·미얀마 친서방 행보 견제도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생애 첫 방중에 나선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시진핑 주석은 11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미얀마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수치 여사 일행과 만나 양국 및 양당(공산당과 NLD)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수치 여사에게 "당신과 NLD가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발휘해 미얀마 민중을 긍정적으로 인도하길 희망한다"면서 "공정하고 이성적으로 중국 및 양국 협력을 대함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더욱 긍정적인 역량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가 오는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감안할 때 시 주석이 미얀마의 미래 권력과의 관계 강화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에 대해 "친밀한 우호적인 이웃으로 수교 65주년 이래 전통우호는 비바람 속에서도 변치 않았다", "동고동락하는 이익공동체이자 운명공동체" 등의 표현으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미얀마의 ▲ 주권독립과 영토안정 ▲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의 길 ▲ 민족화해 프로세스 등을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강조하면서 "(미얀마의) 국내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국 우호관계 발전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희망하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NLD가 집권당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데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치 여사도 "미얀마와 중국은 이웃으로서 이웃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양국 우호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NLD는 양국간 우호를 중시한다"며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발전 성과를 높이 평가한 뒤 "이번 방문을 통해 양당 관계를 심화시키고 양국 인민 간의 우호관계를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는 전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하며 양당(공산당과 NLD)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수치 여사와 시 주석과의 회동을 마련하고 양허우란(楊厚蘭) 주(駐)미얀마 대사를 양곤 국제공항에 보내 직접 배웅하게 하는 등 '국빈급' 예우를 했다.
천밍밍(陳明明) 외교부 공공외교자문위원회 위원은 11일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와 인터뷰에서 "정당 지도자의 경우 대사가 직접 공항에 나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특수한 예우를 한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미얀마에서 영향력이 큰 정치 지도자인 수치 여사를 존중하고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중국이 전격적으로 수치 여사를 초청한 것은 미래권력자와의 관계 강화 측면 외에도 다각적인 전략적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군부 통치를 끝낸 뒤 개혁개방으로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얀마 정부의 친(親)서방 행보를 견제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현 정부는 미얀마군의 오폭 사건으로 중국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인 점을 고려하면 미얀마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미도 있다.
아울러 현재 정체된 중국의 대(對)미얀마 투자사업 재개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등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석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치 여사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란 점이 중국으로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도 그를 초청한 데에는 이처럼 전략적 이점이 더 큰 데다 '인권문제'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치 여사 입장에선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치 여사는 14일까지 닷새간 베이징과 함께 경제수도인 상하이(上海)와 양국 국경지대인 윈난(雲南)성 등 3개 지역을 방문하고 다양한 인문교류 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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