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습격 사건으로 미국서 '경찰 중무장' 재점화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국 본부가 정신 이상자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은 이래 경찰의 중무장 논란이 재점화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군대에서나 쓰는 중화기와 중무장 장비를 경찰에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존에 전달한 이와 같은 장비를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던 백악관의 행정명령에 배치되는 것이다.
댈러스 경찰국은 13일 자정을 약간 넘긴 시각 정신 질환을 앓은 제임스 보울웨어의 총격을 받았다.
보울웨어는 경찰국에 총기를 난사한 뒤 대응에 나선 경찰 차량도 공격했다.
즉각 추격에 나서 시 외곽의 한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2차 총격전을 벌인 경찰은 휴대전화 협상 중 저격수를 투입해 폭탄을 실은 차에 있던 보울웨어를 사살했다.
수사 결과 테러단체와 연계된 공격이 아닌 사회에 불만을 품은 보울웨어의 단독 범행으로 드러났지만, 총과 폭발물을 동원해 경찰국으로 돌진한 그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특히 보울웨어의 차량을 쫓던 경찰이 겉에 포문이 달린 장갑차를 동원한 것을 두고 군대가 진압하는 듯 시민에게 지나치게 겁을 준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댈러스 경찰협회의 프레데릭 프레이저 부회장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15일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누구도 하기 싫은, 생명을 위협받는 일을 수행하고자 장갑차를 타고 이동했다"면서 장갑차가 경찰을 보호했다고 두둔했다.
댈러스 경찰공제회장은 리처드 토드도 "중무장 장비는 시민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일 뿐"이라면서 "우리와 전쟁을 벌일 누군가와 맞서려면 꼭 필요하다"고 중무장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경찰의 야만성에 반대하는 어머니'와 같은 인권 단체는 경찰이 시민의 정당한 권리인 시위를 감당하지 못할 때 주로 중무장하고, 이를 통해 시민을 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시민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비무장 흑인 청년이 사살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이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위대를 연막탄, 최루탄, 섬광 수류탄, 고무총, 군용 트럭 등으로 무장한 경찰이 과잉 진압하면서 경찰의 중무장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백인 경관의 비무장 흑인 살해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그 와중에 뉴욕 경찰 2명이 근무 중 피격 사망하는 사건마저 벌어지면서 악순환의 고리는 좀처럼 잘리지 않았다.
시민은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사용과 중무장 상태에서의 시위 진압에 강하게 분노하고, 경찰은 이런 시위대의 위협에서 조직을 보호하고자 중무장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경찰 출신인 세스 스타우턴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법대 교수는 "경찰국 습격 사건은 무섭지만 아주 이례적인 일인만큼 경찰이 주민과의 좋은 신뢰 관계를 계속 이어가려면 중무장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경찰에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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