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국 정부·국영기업 농장 매입 금지…"국익 침해"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정부가 국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외국 정부와 국영기업들의 자국 농장 매입을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너비 조이스 호주 농업장관은 외국 정부 혹은 국영기업들의 매입과 외국 기업의 투자 사이에 명확하게 선을 긋겠다며 이런 뜻을 밝혔다고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16일 보도했다.
조이스 장관은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은 한 국가로서 우리 고유의 가치와 정체성이나 마찬가지"라며 "호주의 땅이 외국 정부의 관리하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조이스 장관은 "이는 외국인 혐오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다른 나라도 우리와 똑같이 한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땅을 외국 정부가 살 수 없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조이스 장관은 민간 기업의 경우 수익에 따라 관련 자산을 사거나 파는 만큼 그들이 농장이나 기업식 농업, 식품가공 등의 자산을 사들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호주의 대규모 농장기업인 SK 키드먼의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SK 키드먼은 18만5천 마리의 소와 세계 최대 규모의 관련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농장 10개를 보유, 호주 목축산업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기업 가치는 약 3억5천만 호주달러(3천억원)로 추정되고 있고, 외국정부 소유 기업 여러 개를 포함해 30개 이상의 업체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이스 장관은 SK 키드먼을 외국 정부 쪽으로 넘기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따르면 외국 정부 혹은 국영기업의 보유 지분이 15% 이상일 경우 해당 회사 혹은 펀드는 외국 정부 소유로 분류된다.
토니 애벗 총리가 이끄는 보수 정부는 2013년 9월 출범 직후에도 국익을 이유로 호주 최대 곡물업체 그레인코프를 미국 기업에 32억 호주달러에 매각하는 것을 불허한 바 있다. 당시 FIRB는 그레인코프 매각에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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