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질병본부장 "메르스 퇴치 조기발견·소통이 비결"(종합)
사람 간 빠른 전파력 없어…낙타 등 통한 지역 감염이 고민거리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초·최대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바라크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자국의 메르스 사태에 대해 "이제 통제가 되는 상태"라며 "바이러스 조기 발견과 대중과의 소통 등이 중요한 퇴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알바라크 본부장은 16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전문가 초청 특강'에 참석하던 중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작년에 메르스 발병이 급증했지만 조기 발견, 격리 등 감염 방지 조처,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세 요소 덕에 효과적으로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알바라크 본부장은 "언론을 통해 메르스의 실상과 예방법을 대중에게 알리고 자국 의료진 사이에 원활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도록 힘썼다"며 "유통되는 정보가 많아지니 결국 대중의 공포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일부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메르스가 퍼지는 것이 최대 걱정거리"라면서 "새끼 낙타나 박쥐 같은 동물과의 간접 접촉이 주요 원인으로 보이지만 구체적 전염 경로는 아직 규명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연쇄적으로 빠르게 퍼지는 것 같다는 우려에 대해선 "경험상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강하지 않았다"며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나지만 전파가 계속 꼬리를 물 정도로 '지속적'(sustainable)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이 메르스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과 발병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사우디 각지 1만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항체 여부를 확인했더니 극소수인 50명에게서만 항체가 나왔다"며 "메르스는 감기나 인플루엔자처럼 매번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만큼 면역이란 말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2012년 발병 전에도 낙타 목장 종사자 등 사이에서 풍토병으로 존재했을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해선 '가능성이 작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바라크 본부장은 "낙타는 메르스에 대해 항체가 있는 만큼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낙타 몸에 살아온 것은 분명하지만 2012년 이전에 사람이 이 병이 걸렸다는 확증은 없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2년 세계 최초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15일까지 1천54명의 환자가 감염돼 이중 456명이 숨졌다. 한국은 현재 확진자 154명에 사망자 19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발병 규모가 세계 2위다.
이날 특강에는 알바라크 본부장 외에 존스홉킨스 아람코병원 감염내과의 자파르 알타위피크 과장 등 현지 보건 전문가 2명이 메르스 예방과 진료 경험담을 설명했다.
알타위피크 과장은 "메르스는 경우에 따라서는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며 "환자 치료에서는 보편적으로 효과가 좋은 증상완화 기법이 없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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