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vs 전쟁광' 극단의 평가 속 '진짜 맥아더'
역사가 리처드 B.프랭크가 쓴 '맥아더'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6·25 전쟁 당시 유엔군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1950년 9월 15일 그가 이끌었던 인천상륙작전은 유엔군이 수세에 몰렸던 6·25 전쟁의 전세를 완전히 뒤바꾼 군사작전으로 평가된다.
이후 맥아더는 국군을 제외한 어떤 군대도 국경 근처에 접근해선 안 된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명령을 어기고 국경 근처까지 돌진했다가 중국을 자극해 중공군이 전쟁에 개입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또 중공군의 참전으로 6·25 전쟁이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까 두려워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을 공개 비난하면서 불복종으로 맞서다가 결국 해임됐다.
당시 맥아더는 상하원 합동회의 고별연설에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의 화려한 전적만큼 맥아더에 대한 평가는 극단을 달린다.
군사적 천재, 뛰어난 지략가, 용감한 자 중에서 가장 용감한 자라는 찬사를 받는 동시에 전쟁광, 불복종의 대명사, 오만한 사기꾼이라는 혹평도 쏟아진다.
그렇다면 진짜 맥아더, 인간 맥아더는 어떤 사람일까.
태평양 전쟁 전문 역사가인 저자 리처드 B. 프랭크는 수많은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진짜 맥아더의 모습을 추적한다.
책은 그의 출생과 성장기부터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입학과 수석졸업, 1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상, 최연소 육군사관학교장과 육군참모총장으로서 시행한 개혁들, 두 번의 결혼, 한국전쟁 참전과 해임, 그리고 사망까지의 일대기를 그려냈다.
저자는 이를 통해 군인 맥아더와 인간 맥아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하고자 한다.
풍부한 조사를 통해 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나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담은 점도 이목을 끈다.
무자비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군 이시이 시로 731부대장이 전후 전범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에 실험자료를 건넨 거래에 맥아더도 개입됐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뛰어난 지적 능력과 대담성으로 군을 이끌고 부하들의 경쟁심을 부추겨 충성하게 하며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칭찬과 아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맥아더.
책을 통해 우리는 매우 익숙하지만 여러 껍질에 숨겨져 있던 그의 참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플래닛미디어. 400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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