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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진 격려하는 리본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경기도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및 모니터링 대상자 전담 치료 기관인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인근에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글귀가 적힌 리본이 걸리기 시작한 가운데 18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한 어린이가 하루빨리 메르스가 사라지길 기원하는 리본을 매달고 있다. 2015.6.18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
'메르스 함께 극복합시다'…곳곳서 격리자·의료진 격려
공포·비방 넘어 응원과 지원…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식 동참
(전국종합=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인식과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발생 초기 들불처럼 퍼지던 감염 공포나 정부 대응에 대한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서 잦아드는 대신 국민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격려와 지원, 자원봉사가 늘고 있다.
환자와 격리자, 의료진을 물심양면 지원하는가 하면, 메르스에 움츠리지 말고 삶을 이어가자는 독려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나 의료기관의 초기 부실 대응에 대한 불만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결국 국민 모두의 힘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의료진 응원 현수막부터 격리자 생필품 지원까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병원 울타리 곳곳에는 17일 의료진을 응원하는 내용의 현수막 4개가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힘내세요, 메르스로 고생하시는 당신 곁에 우리가 늘 함께 합니다'와 '진정 당신이 애국자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등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과 격려의 메시지가 담겼다.
현수막은 수원시 새마을회와 수원시 주민자치위원회가 설치한 것으로, 이들 단체에는 정자동 주민과 수원병원 주변 시장 상인들이 다수 소속돼 있다.
전국 일부 지역이나 학교 안팎에서 의료진과 가족들을 감염자 취급하거나 의료진 자녀의 등교를 거부까지 하는 이른바 '메르스 낙인', '메르스 님비'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는 상황에서 수원병원 주변 주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은 수원병원을 메르스 환자만을 치료하는 중점치료센터로 지정할 때도 반대는커녕 경기도의 조치를 수용하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팔달구에서 수제 과자점을 운영하는 권선미(39·여)씨는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쿠키와 편지가 포장된 선물상자 50개를 수원병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환자와 의료진을 격려하는 미담은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17일 오석송 충북대병원 발전후원회장이 후원금 500만원을 병원에 전달했고, 조원일 충북도의사회장도 이 병원에 격려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지난 15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안희정 지사에게 메르스 퇴치에 사용해 달라며 3천만원을 전달했다.
공주시 전문건설협회, 자율방재단, 기업인협의회, 산림조합, 수자원공사 등 여러 기관과 단체도 자가격리자들에게 전해달라며 식품과 생필품을 공주시보건소로 보냈다.
계룡시의 한 사회적 기업은 경로당, 복지회관을 소독하는 봉사를 펼치고 있다.
◇ 전통시장 살리고, 행사 열고…'삶은 계속된다'
충북 청주에서는 아직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으로 관련 업계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육거리시장 등 전통시장은 평균 30%, 충북 최대 상권인 성안길 상점가 매출은 평균 40%가 떨어진 상태다. 여행상품과 전세버스 계약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통시장 장보기 확대(월 2회) 운영, 구내식당 휴무일 주 1회로 확대, 소상공인 대출이자 지원 확대, 직거래장터 활성화와 농가 일손 돕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 청주시 1주년 기념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각종 행사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획대로 열기로 했다.
충주시도 시청 직원들이 부서별로 날짜를 정해 지역 7개 전통시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필요한 물품을 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는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평택시 농가들을 돕기 위해 평택 농산물 팔아주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동두천시는 평택에서 생산되는 한방3색 찹쌀과 블루베리 등을 자발적으로 구매, 이 지역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역 외식업계를 위해 월 1회 운영하던 점심 외식의 날(구내식당 미운영)을 주 1회로 확대 운영하고, 직원 생일선물이나 표창 부상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해 전통시장을 돕기로 했다.
강원도 강릉시도 22일부터 7월 3일까지 시청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 직원들의 외부 식당 이용을 유도할 예정이다.
◇ 봉사 자원하고, 인터넷 댓글로도 응원하고
18일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의 예비역 간호장교 2명이 의료지원 활동을 위해 대구 서구보건소에 투입됐다.
국방부는 예비역 여군 간호장교 8명을 확보해 의료지원을 위한 교육을 마쳤고, 이 가운데 김경애(50) 예비역 소령과 정경숙(55) 예비역 대위가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
김 소령은 1989년 임관해 국군수도병원 신경외과 책임장교 등으로 임무를 수행한 뒤 2012년 전역했고, 정 대위는 1980년 임관해 이동외과병원 외과 간호장교와 국군병원 간호장교로 일하다가 1991년 전역했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력은 7월 말까지를 사회공헌 활동 기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지원활동에 나섰다. 한전은 마스크와 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방문 고객에게 제공하고, 소방서와 보건소 등 수요가 많은 기관에 지원하고 있다.
또 위생 관리가 어려운 각종 복지단체에는 임직원들이 직접 방문, 방역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사옥 출입구에는 전력설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열화상 진단장비를 활용해 체온을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하는 열화상 측정 카메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장비는 7월 3일 개막하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선플운동본부(이사장 민병철)는 의료진과 관계 공무원, 자가격리자를 응원하기 위해 선플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상호 비방과 조롱 대신 서로 응원하고 힘을 북돋는 댓글을 달도록 유도하는 운동이다.
종교계도 나섰다. 조계종은 전국 주요사찰에 의료진·의료기관·담당공무원 격려, 국민에 대한 위로, 격려와 위로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 설치 등에 동참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편, 울산대학교병원 노조는 메르스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낸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18일 철회하기도 했다.
(강창구 김인유 전창해 강진욱 박재천 공병설 노승혁 김귀근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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