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생한 인종갈등·증오범죄에 미국사회 '쇼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8 17: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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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차분한 대응도 주문…흑백갈등으로 확산은 경계


또 발생한 인종갈등·증오범죄에 미국사회 '쇼크'

일각에선 차분한 대응도 주문…흑백갈등으로 확산은 경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사회의 해묵은 난제인 인종갈등을 자극할 수 있는 강력한 증오범죄가 또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사망하자 미국 언론들은 사상자 인원과 경찰 수사상황을 긴급타전하면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충격 속에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또 최근 이어지는 백인 경찰에 의한 비무장 흑인 사망 사건을 의식, 이번 사건을 '특정 개인이 저지른 증오범죄'로 규정해 흑백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레고리 멀런 찰스턴 경찰청장은 사건 발생 후 "나는 증오범죄라고 본다"고 말했고, 조지프 라일리 찰스턴 시장은 "증오에 사로잡힌 인간 하나가 악랄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충격과 허탈함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구체적 사실은 모르지만 기도하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람의 동기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만 알 뿐"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피해자, 가족들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며 이날 찰스턴에서 할 예정이던 유세를 취소했다.

사건이 발생한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 앞에서는 흑인과 백인 교인이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고 찬송가를 불렀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미국 킹센터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차분히 난관을 헤쳐갈 의지를 갖자고 독려했다.

킹센터는 "경찰이 사건을 끔찍한 증오범죄로 보는데 우리는 그 사람의 증오가 다른 증오의 씨앗이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사회는 여러 문화·인종의 '용광로'로 불리지만 다양성을 거부하는 증오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1990년 증오범죄 통계법을 따로 제정해 인종, 성별, 성 정체성, 종교, 장애, 성적지향, 민족성에 대한 편견으로 저지르는 범죄를 증오범죄로 규정했다.

작년과 올해 이어지고 있는 백인 경찰의 흑인에 대한 공권력 남용은 증오범죄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공권력이 흑인을 인종차별한다는 반발로 이어졌다.

이번 흑인교회 총기난사와 가까운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는 올해 4월 백인 경찰이 등 뒤에서 흑인을 사살했고, 이를 정당방위로 속이려다 시민이 제보한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며칠 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는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척추를 다친 흑인을 방치해 숨지게 했고 검찰은 관련 경찰들에 살인죄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작년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는 비무장 흑인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경찰의 총에 사망해 대규모 시위와 폭동도 발생했다.

다른 종교, 문화에 대한 증오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4일 텍사스 주 댈러스 근처 갈랜드에서 이슬람교 선지자 모하마드를 주제로 한 만평대회장에 청년 2명이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이 다치고 청년들은 모두 사살됐다.

이달 10일에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뉴욕 맨해튼 대로에서 흑인 남성에게 둔기로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미국 NBC방송이 소개한 '미국남부빈곤법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증오단체'는 784곳에 이른다.

센터는 이들 단체를 KKK, 네오나치, 백인 국가주의, 인종주의 스킨헤드, 기독교적 정체성, 흑인 분리주의 등으로 분류했다.

증오단체는 경기침체 때 기승을 부리다가 활황 때 잠시 활동을 멈추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고 NBC는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1995∼2012년 집계에 따르면 2012년 미국에서 발생한 증오범죄 사건은 5천796건, 피해자는 7천164명에 달했다.

이 기간의 연간 평균을 보면 인종 관계 범죄가 3천9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종교가 1천382건, 성적지향이 1천210건, 민족성이 951건, 장애가 52건으로 뒤를 따랐다.

범죄 유형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인종 범죄는 1995년 60%에서 2012년 40% 후반으로 비중이 떨어진 반면 성적지향 범죄는 1995년 10%에서 2012년 20%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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