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극좌파 시장 현실 정치서 호된 신고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9 18: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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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정당 소속 정치인 반유대 발언으로 사임, 선거 공약 철회

마드리드 극좌파 시장 현실 정치서 호된 신고식

같은 정당 소속 정치인 반유대 발언으로 사임, 선거 공약 철회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달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극좌파 시장이 현실 정치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19일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수도 마드리드 시장에 취임한 마누라 카르메나(71) 시장의 측근 정치인이 반유대 발언으로 사임했다.

또 카르메나 시장은 시가 출자한 공공은행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취임 일주일도 안 돼 철회했다.







시장 취임 이틀 만에 마드리드 시의회 문화 위원장인 기예르모 사파타가 과거 트위터에 올린 발언이 문제가 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카르메나와 같은 정당인 '아오라 마드리드'(Ahora Madrid, 지금 마드리드) 소속 정치인이다.

사파타는 4년 전 트위터에 "500만 명의 유대인을 (1960∼70년대 인기를 끈 소형 자동차) 피아트 600에 태우는 방법은? 재떨이에"라는 글을 남겼다.

나치 독일이 유대인들을 가스실에서 학살한 것을 유머로 포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스페인의 양대정당인 집권 국민당(PP)과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은 사파타의 사임을 촉구했고 결국 카르메나는 그의 사직서를 받았다.

카르메나 시장의 여성 대변인인 리타 마에스트레는 2011년 자신이 다니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교 내 교회에 가슴을 드러낸 채 들어가 "주교회의를 불 질러 버리겠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마에스트레는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헌법에 규정된 대로 공립 대학교와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카르메나 시장은 취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거 공약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공공사업에 대출하는 시립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급한 일을 우선 처리하겠다"면서 이를 철회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지방선거를 통해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스페인 '분노하라' 시위 출신 정치인들이 주요 도시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시장에 선출됐다.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지고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좌파 연합이 주요 도시를 장악했다. 긴축 정책을 추진해 온 국민당은 24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제1 야당인 사회당도 퇴조를 보여 오랜 양당체제가 무너졌다.

카르메나 시장이 소속된 아오라 마드리드는 2011년 스페인에서 시작한 분노하라 시위에 뿌리를 둔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가 참여한 좌파 연합 정치세력이다.

전직 여성판사인 카르메나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시 소유 컨트리클럽을 대중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제2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도 포데모스를 포함한 좌파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Barcelona En Comu)의 아다 콜라우(41)가 바르셀로나의 첫 여성 시장에 취임했다.

두 여성 시장은 출퇴근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기성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내놓은 급진 정책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당을 이끄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국민당이 정권을 잃게 되면 스페인의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신생 좌파 정당의 상승세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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