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TV 선구자' 랠프 로버츠 향년 95세로 별세
(뉴욕 AP=연합뉴스) 미국 케이블TV의 선구자인 랠프 로버츠 컴캐스트(Comcast)창업주가 타계했다. 향년 95세.
컴캐스트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로버츠가 전날 밤 필라델피아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로버츠는 40대 때 50만 달러(약 5억5천400만원)를 주고 미시시피주 투펠로에 있는 아메리칸 케이블 시스템스(가입 시청자 1천200명)을 인수하면서 막 태동한 케이블TV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로버츠는 일련의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의 덩치를 키우고서 사명을 컴캐스트로 바꾼 다음 80대까지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며 컴캐스트를 굴지의 케이블TV로 일궜다.
컴캐스트는 현재 미국 최대 케이블TV와 홈 인터넷 서비스 회사로 NBC 네트워크 모회사인 NBC 유니버설과 수많은 케이블TV, 영화제작사 유니버설 픽처스, 테마파크의 소유주다.
로버츠는 아들 브라이언에게 컴캐스트 경영권을 넘겨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맡도록 하고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1920년 3월 13일 뉴욕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약국 체인을 운영했다.
하지만 미국에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로버츠 가족에도 불행이 시작했다. 로버츠는 1997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우린 재산 모두를 잃었다. 살아가면서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못한 사람은 그 두려움이 결코 알지 못할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런 고통은 로버츠에게 재정안정을 가장 중시하게 만들었다. 1960년대 허리띠와 넥타이, 셔츠, 커프스 단추 등 남성용품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로버츠는 투자회사를 차리고 아메리칸 케이블 시스템스를 인수했다.
2002년 로버츠가 장거리전화회사 AT&T의 케이블TV 사업 부문을 매수하면서 컴캐스트는 가입자가 2천2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케이블TV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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