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비 현실화 필요"…의정활동 자체 평가 60점~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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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의회 본회의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간 100조원 심의'…"지방의회 독립성·전문성 강화 필요"
'무늬만 지방자치'..."일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 개정해야"
"의정활동비 현실화 필요"…의정활동 자체 평가 60점~90점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법의 개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의정활동비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가 '취임 1년'을 맞아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회 의장을 상대로 가진 인터뷰에서 광역의회 의장들은 한결같이 지방의회가 제 구실을 하려면 의원보좌관제 도입과 의회인사권 독립 등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좌관제의 경우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실보다 득이 많다는 시각이다.
김윤근 경남도의회 의장은 "한해 지방의회가 심의하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예산은 이미 100조원을 넘었다"며 "경남도의회만 하더라도 도와 도교육청 예산을 합해 한해 11조원을 심의하는데, 보좌관제를 도입하면 비용보다 오히려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회별로 연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예산을 심의해야 하는데다, 광역의원들이 혼자 지역구를 챙기면서 의정활동에도 전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의회의 경우 과중한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전체 의원 22명 중 절반이 넘는 17명이 사비를 들여 개인 보좌관을 두고 있고, 부산시의회도 시간제 전문보조원 12명을 뽑아 내년 1월부터 상임위원회에 배치할 계획이다.
의장들은 또 의회 사무처직원 인사권독립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4년이 됐지만 '지방자치법'에 꽁꽁 묶여 지역실정에 맞는 조례 하나 마음대로 만들기 어렵고, 의회사무처 직원 한명 인사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인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고,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은 "의회가 집행부를 올바로 견제하고 감시하려면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이 독립돼야 한다"고 동조했다.
앞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시·도의원에 보좌관 배치'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을 건의해 지난 4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위를 통과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본회의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광역의회 의장들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법에 묶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명현관 전남도의회의장은 "이것은 의원들의 자질보다 아무런 권한이 없는 지방의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고,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법을 '지방통제법', '지방자치관리법'이라고 꼬집었다.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와 중앙정치의 강고한 기득권의 벽에 막혀 있다. 무늬만 지방자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지방의원들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어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의회와 같은 배를 탄 운명공동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견제와 감시를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의장들은 또 의정활동비의 현실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이들 의회는 대부분 짧게는 2년, 길게는 12년째 의정비를 동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의장들은 "의원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고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과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은 "재정이 수반되는 문제인 만큼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와 관련해서는 조영표 광주시의회 의장과 울산시의회 의장은 '공약이행 의지 측면에서' 100점 만점에 '90점'을, 박래학 서울시의회의장과 경기도의회의장,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은 80점, 세종시의회 의장은 70점을 줬으나 전남도의회 등 나머지 의장들은 "주민의 몫"이라는 이유로 '셀프 성적표'를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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