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허백당·예천 희이재사 중요민속문화재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청은 소맥산맥 기슭 경북지역 조선 후기 건축물들인 안동 허백당(虛白當)과 예천 희이재사(希夷齋舍)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문화재로 각각 지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안동시 풍산읍 황소나무길 6(오미리) 소재 허백당은 안동 풍산김씨 11세손 허백당 김양진(1467∼1535)의 종택(宗宅)이다. 1576년(선조 10) 산음현감을 지낸 유연당 김대현(1553∼1602)이 지금의 영감댁(令監宅)에서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고 전한다.
당초 집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고, 현재의 종택은 김대현의 아들 김봉조(1571∼1630)가 다시 지었으며, 서편의 큰 사랑채는 1614년(광해군 6)에 건립했다.
허백당이 있는 마을은 태백산 지맥인 동쪽의 아미산과 서쪽의 도인산, 안산(案山)인 남쪽의 검무산, 배산(背山)인 죽자봉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대문채를 들어서면 사랑채 전면에 해당하는 사랑 외부공간이 자리하고, 정침(正寢) 좌측으로 독립된 사랑채 1동이 동향으로 놓인점 등이 다소 이채로운 배치를 보인다.
종택 중심인 'ㅁ'자형 정침은 뒤편에 흙담으로 구획된 여성 가사노동 공간이 자리하고, 우측 편에는 흙담 너머로 방앗간채가 있다. 아울러 북쪽에는 사랑으로 출입하는 협문을 두고 대지 가장 높은 곳에 별도 사당 영역을 배치했다.
전체로 보아 남녀 공간이 확실히 구분되고 제향공간을 가장 높은 곳에 둠으로써 당시의 유교적 건축배치를 뚜렷이 반영한 모습을 보인다.
예천군 용문면 허리골길 156-12(원류리 105) 소재 희이재사는 예천 함양박씨 입향조(入鄕祖)인 박종린(1496∼1553)의 묘소를 지키기 위한 건물이다. 17세기에 박종린의 손자 희이당(希夷當) 박수겸이 희이정사(希夷精舍)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가 18세기 중반 희이정사가 쇠락하자 원래 있던 곳에서 동쪽으로 옮겨 지으면서 희이재사라 했다.
이 건물은 소백산맥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매봉 한줄기인 형제봉과 매봉의 또 다른 줄기인 오미봉 사이 계곡인 희이곡에 자리한다.
남서향으로 건물 축을 설정해 경사진 대지 전면에 중층인 감로루(感露樓)라는 누각을 앉히고 뒤편에는 대지를 한 단 높게 조성한 후 일(日)자형 평면의 희이당을 세웠다. 희이당 전면 좌측에는 곳간채, 우측에는 문간채가 각각 놓여 전체로 보면 'ㅁ자형 배치를 보인다.
재사(齋舍) 중심건물인 감로루는 당시 건축수법을 잘 보여주며, 특히 고상식(高床式·올림식) 온돌방이 설치된 점 등은 독특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시제(時祭) 때는 제수(祭需)를 점검하는 감품(監品), 대를 이은 자손이 없어 사망한 사람의 제사를 마을 주민이 대신 지내주는 무후제(無後祭)인 의민단(義愍壇) 제사, 묘를 살피는 요성삼주(繞省三周) 등 조상의례와 관련된 독특한 무형문화가 전승된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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