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주역들 '연평해전' 관람…"마음 빚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월드컵 결승전 전날 발발한 제2연평해전을 그린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월드컵 스타 안정환·이운재와 함께 22일 저녁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연평해전' VIP 시사회에 참석해 "희생 장병들에 대해 마음의 큰 빚이 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축제 기간에 일어난 비극적인 일로 우리가 원하는 평화란 현실적으로 얼마나 깨지기 쉬운가 알게 됐다"며 "전사자 6명의 이름은 이제 그분들만의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에 분노가 느껴졌고 이후 우리의 대응에서도 우리끼리 갈등이 일어난 점에도 화가 났다"며 "장병들의 희생은 잘못된 수칙 때문에 생긴 것이라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2013년 이 영화 제작에 1억원을 지원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이 열린 날 오전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전사한 해군 참수리 375호 장병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는 월드컵 경기 장면들이 나온다.
월드컵을 통해 '반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안정환 해설위원은 "당시 경기 끝나고 나서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우리가 4강까지 올라 국민과 하나 돼 기뻐해야 할 순간인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빚진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영화를 보고 가슴이 먹먹했고 울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당시 골키퍼로 활약한 이운재 U-23 청소년대표팀 코치 역시 "축제의 장이 마무리되는 때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고 같은 민족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은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전사한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이 든다"며 "영화에서 장병들이 동료를 지키려 한 모습에 마음을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는 7개 상영관에서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으며 월드컵 스타들 외에도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배우 손숙, 박정자, 임수정, 김수현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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