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판 발레리나 켄트 고별무대…관객들 20분 기립박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3 02: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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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판 발레리나 켄트 고별무대…관객들 20분 기립박수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로미오와 줄리엣'의 막이 내리고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줄리엣 역의 줄리 켄트가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했다.

이어 23분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대형 공연장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는 함성과 박수갈채, 그리고 눈물로 가득 찼다.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켄트(45)의 지난 20일(현지시간) 고별 무대는 오래전부터 예고됐지만, 관객들은 29년간 ABT에서 춤을 춰온 켄트와의 순간을 마지막까지 붙잡으려는 듯했다.

무대를 채운 ABT 출연진 전원과 스태프가 켄트에게 붉은 장미 꽃송이를 던지며 감사를 표했다. 주요 관계자들이 한 명씩 나와 켄트를 포옹했고, 몇몇은 공중으로 번쩍 들어올 리도 했다.

박수가 그치지 않으면서 켄트는 10여 회나 더 무대 끝으로 걸어나와 우아한 몸짓으로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레베랑스(발레 무용수들의 인사법)'를 보냈다.

오케스트라의 한 연주자는 트위터에 "눈가가 말라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썼다.





켄트는 이날 로미오 역의 로베르토 볼과의 호흡 속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청순하고 연약한 줄리엣'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무대를 내려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22일 전했다.

1986년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수상해, 같은 해 ABT에 입단한 그는 1993년부터 수석 무용수로 활동한 이 발레단의 최고참이었다.

다국적 무용수로 이뤄진 ABT에서 드문 순수 미국인 무용수이기도 했다.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서도 왕성한 활동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던 그는 지난해 은퇴를 결정한 후 '미룰 수 없는 결심'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삶을 살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 않느냐"며 "은퇴 결정은 무엇하나 나에게 쉽지 않았는데, (발레가) 지난 30년 간 나의 전체 인생이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은퇴가) 나쁜 것은 아니었기에 어려웠다"고 말했다.

켄트는 한국서도 공연을 가진 바 있다. 특히 2012년 내한공연에서는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우아한 지젤'을 연기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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