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 '환영'…확실한 과거사 정리 주문(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3 04: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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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더 넓고 깊은 관계 희망" 정상회담 기대감 표시
"아베 정권, 군위안부 등 과거사 적극 해결 자세 보여야"
△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 '환영'…확실한 과거사 정리 주문(종합)

국무부 "더 넓고 깊은 관계 희망" 정상회담 기대감 표시

"아베 정권, 군위안부 등 과거사 적극 해결 자세 보여야"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한국과 일본이 22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관계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미국은 조야 가릴 것 없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한·일 양국의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양국이 긍정적인 정신으로 50주년을 기리려는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우리는 역내 국가들의 강력하고 건설적인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그들의 이익은 물론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 한·일 양국을 상대로 관계개선 노력을 압박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는 이 같은 관계개선 흐름이 양국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기류가 대두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일 관계가 더 넓고 깊은 관계로 진전되기를 분명히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두 정상이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를 교차참석한 것은 가벼운 의미로 봐서는 안 되며, 분명히 더 나은 관계와 협력, 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항상 환영하는 바"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원장은 연합뉴스에 "나는 한국과 일본이 냉각기를 거쳐 관계개선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서로를 향해 문을 닫고 정상적으로 교류하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팔 부원장은 "양국 지도자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는 제스처를 보인 것은 서로 조화롭고 신뢰 있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현재 아시아지역은 한일 관계 경색의 가장 큰 수혜자인 중국의 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지역현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무부 대변인 출신의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관계 정상화의 길로 나가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두 나라와 지역에 좋은 뉴스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과거사 문제가 쉽게 해결될 성질은 아니지만, 정상급 수준에서 해결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헌신적 의지와 창의성이 있다면 (문제해결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한국과 일본은 근본적으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법치, 그리고 동북아의 안정이라는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의 관계 개선과 협력은 두 나라의 이해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일 양국 정부가 실용적 협력의 길로 되돌아가는 좋은 신호"이라며 "올해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일 양자 정상이 열릴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특히 "두 동맹의 관계개선을 늘 희망해왔던 미국으로서는 매우 좋은 뉴스"라며 "이 같은 관계 개선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렛대를 강화하고,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구상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사이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돌파구가 마련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한국과 일본이 더 빨리 관계를 개선할수록 각기 미국과의 관계가 강화되고 중국을 상대로는 더욱 큰 지렛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이 진정한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려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를 보다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은 "양국 지도자들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화해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양국이 화해와 경색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진정으로 끊을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일파인 브래드 글로서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이사와 함께 '한·일 정체성 충돌'이라는 공동저서를 출간한 스나이더 연구원은 "일본의 지도자들이 제국주의 시절의 과오를 도덕적·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직접적으로 해결해야 하다"며 "이럴 경우 한국 지도자들도 전후 발전과정에서 일본이 기여한 점을 용기 있게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퍼슨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센터 소장도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퍼슨 소장은 "성노예 문제는 더이상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베 총리는 역사의 기록을 무시하는 행보를 중단하고 주변국과 실질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회 전문위원 출신의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방미 이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더욱 대담해진 상황이며, 그의 부인처럼 올해 안에 야스쿠니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한국 내에서 나오는 보도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나는 최근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를 둘러싼 긴장을 관리하면서 양국의 공통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대북 억지와 평화통일 목표 추진, 인권·시장경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국제규범 존중 등에 있어 양국이 더 긴밀히 협력할 경우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두 정상이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하면서 양국으로부터 관계개선을 향한 매우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희망적이고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에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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