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관·유품전시관·인권센터 내년 8월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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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 (광주=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23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나눔의 집 전경.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50명(국내 45명, 국외 5명)뿐이다. 이들 가운데 9명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한다. 2015.6.23 you@yna.co.kr |
<광복70년> 작지만 큰 울림·희망 움트는 위안부 '나눔의 집'
고통 속에 증언 등 대외활동 활발…과거사 청산은 요원
추모관·유품전시관·인권센터 내년 8월 준공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50명(국내 45명, 국외 5명)뿐이다. 이들 가운데 9명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한다.
1992년 10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조그마한 휴식공간을 전세로 마련해 문을 연 나눔의 집은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1995년 12월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 새 보금자리를 지어 이사했다. 이곳으로 옮겨온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
갈수록 노골화하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맞서 최근엔 참다못한 세계 역사학자 187명과 일본 16개 역사단체가 군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지 말라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생존한 피해자의 증언활동과 한국 정부 및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일본은 꿈쩍도 하지 않아 광복 70주년인 올해도 진상 규명과 공식사죄, 법적 배상 등 과거사 청산은 요원하기만 하다.
평균 나이 아흔에 가까운 피해 할머니들은 풀리지 않는 한(恨)과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절규하며 모진 삶을 이어가고 있다.
◇ 씻을 수 없는 고통·풀리지 않는 한(恨)
미처 피지도 못한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의 만행에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은 할머니들은 여전히 악몽에서 시달린다.
나눔의 집에서 여생을 보내던 피해자 할머니 16명이 일본의 공식사죄를 받지 못한 채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 11일에는 김외한(81)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열여섯 살 때 끌려가 3년간 일본군의 성 노리개가 되어야 했던 김군자(89) 할머니는 2007년 2월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참상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제 잘 듣지도 못하고 거동도 힘들만큼 쇠약해졌다.
이옥선(88)·강일출(87) 할머니는 2013∼2014년 미국, 독일, 일본을 찾아 고령의 할머니들로서는 가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피해증언 활동을 이어갔다.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역사의 진실을 알리면 생전에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배상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대외활동에 더 열성적이다.
할머니들은 올 하반기에는 일본 도쿄, 오사카 등 5개 도시를 순회하는 '증언 투어'를 할 예정이다.
생존 피해자 중 최고령인 정복수 할머니는 올해 100살을 맞아 장수를 축하하는 잔칫상을 받았지만, 초기치매 증상이 있어 기분에 따라 말투와 표정이 변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안신권(54) 나눔의 집 소장은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일본군의 만행을 일본 정부만 모른다고 한다"며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일본 정부 사죄를 받고 명예회복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이곳에서 할머니들 곁을 지켜온 안 소장은 피해 증언 등 할머니들이 대외활동을 하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동행하는 등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선다.
올 2월에는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들의 생애사 연구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일이면 팔을 걷어붙인다.
◇ 속도 내는 추모공원화 사업
나눔의 집은 2016년 8월 준공 목표로 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관과 유품 전시관, 인권센터 등을 건립하는 추모공원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
생활관 뒤편 1천300여㎡ 부지에 2층짜리 한옥 형태의 추모관(2층)과 유품전시관(1층)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8일 광주시의 건축허가를 받아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행정자치부와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등이 매칭펀드방식으로 사업비를 부담한다.
나눔의 집 주차장으로 쓰던 부지에 지난해 2월 착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센터'(지상 3층 규모)는 현재 설계변경 작업이 한창이다. 나눔의 집 측이 지난해 말 건립 부지를 추가 매입한데 따른 것이다.
총 사업비 5억원 가운데 현재 기부금과 성금으로 4억원이 모였다. 내년 8월 준공 목표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1998년 건립돼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인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오는 8월에 '일본군 성 노예 역사관'으로 명칭을 바꿔 일반에 공개된다.
나눔의 집은 정부의 2017년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모공원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아프지만, 이곳에 계신 할머니들을 위해 한달에 5천∼5만원씩 후원금을 내는 소액 후원자들과 매달 방문하는 10여 개 자원봉사단체와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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