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협상 어떻게 되든 그리스 지원하게 될 처지"
FT 분석…"그리스, 디폴트 빠져도 EU·IMF에 기댈 것"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그리스와의 구제금융 협상이 어떻게 되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은 그리스를 계속 지원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여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게 되더라도 결국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EU와 IMF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FT의 전망이다.
FT는 '고통스러운 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제채권단이 대가가 큰 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심각한 경제위기에 허덕이는 그리스가 앞으로도 수년간 EU와 IMF의 지원에 기대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FT는 그리스가 내년 3월 IMF와의 대출 프로그램이 끝나는 대로 IMF 등 채권단과의 부담스러운 관계를 마무리 지을 생각이지만 IMF 고위간부들은 이를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령 조만간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돼 디폴트 위기를 넘기더라도 그리스가 앞으로 9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경제위기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그리스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현행 구제금융을 넘어서는 수준의 IMF 지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며 EU도 그리스 지원에 있어서는 같은 처지라고 FT는 밝혔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해도 마찬가지다. 그리스가 이달 말 IMF에 15억 유로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에 빠지면 EU 회원국에 도움을 청하게 될 확률이 크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그리스가 디폴트로 혼란에 빠지는 상황에 대비,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수십억 유로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가 EU에 손을 벌리면 아이러니하게도 IMF를 다시 끌어들이게 된다. 앞서 EU가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에 수십억 유로를 지원할 때도 IMF가 60%의 자금을 내놨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나가는 그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EU가 긴급지원을 하며 회원국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MF야 연대를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그리스가 350억 유로를 가져간 최대 채무국이라 무작정 발을 뺄 수도 없다. 게다가 이미 논란이 많은 IMF 구제금융이 실패로 끝났을 때 IMF가 짊어져야 할 짐도 무시할 수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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