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남부연합기 철거 주의회에 요청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3 09: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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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주는 인종주의 상징 내릴 때"…공공장소 철거안 처리 추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남부연합기 철거 주의회에 요청

"상처주는 인종주의 상징 내릴 때"…공공장소 철거안 처리 추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인종주의 논란이 있는 남부연합기의 철거를 추진하기로 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남부연합기를 주의사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 AF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원인 헤일리 주지사는 이날 민주, 공화당 의원들의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헤일리 주지사는 "깃발이 우리 과거의 일부이지만 미래를 상징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갈라놓는 이 상징물을 제거해 더 조화로운 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그 깃발은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잔인한 과거 인종주의의 상징"이라며 "주의사당 구내에서는 그 깃발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남부연합기를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주의사당과 같은 공공장소에 게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연합기 논쟁은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발생한 백인 청년 딜런 루프(21)의 흑인교회 총격사건 때문에 재점화됐다.

흑인 9명을 사살한 루프가 소유한 웹페이지에서는 범행을 예고한 인종차별적 선언문과 함께 그가 남부연합기를 휘날리는 사진이 발견돼 파문이 일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1865년) 때 노예제 존치를 요구한 남부군이 사용한 깃발이다. 남부 백인들에게 지역 자존심을 대변하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는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는 남북전쟁이 끝난 지 97년이 지난 1962년부터 의사당 돔 지붕에 남부기를 공식적으로 게양했다. 이에 앞서 남부기는 1938년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 1956년에는 상원에 걸렸다.

그러나 전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를 비롯한 민권 운동가들의 격렬한 반대운동 때문에 게양대는 2000년 지붕에서 의회 구내의 앞마당으로 옮겨졌다.

더그 브래넌(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하원의원은 의원들이 남부연합기 철거안을 다루도록 회기를 연장할 방안을 23일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한다고 밝혔다.



브래넌 의원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 대다수에게 남부연합기는 증오의 상징"이라며 "9명이 비명횡사한 비극 때문에 철거를 주장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공감을 호소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는 여전히 남부연합기의 존치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아 정치인들에게 철거 논의는 민감한 사안이다.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2000년 대선 때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패배가 두려워 남부기를 철거해야 한다는 소신을 꺾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남부동맹 퇴역군인의 자손들'이라는 단체는 남부연합기가 역사와 전통을 상징한다며 철거 계획과 맞서 싸울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헤일리 주지사는 의원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특별 회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변인을 통해 "남부연합기는 박물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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