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혐의 르완다 정보수장 영국서 체포돼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르완다의 정보수장인 카렌지 카라케(54)가 전범혐의로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고 BBC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라케 르완다 국가정보 및 안보국(NISS) 국장은 지난 20일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치안법원에 출두했으며 다음 출두일인 25일까지 구금령이 내려졌다.
런던 경찰청도 스페인 당국을 대신해 발부된 체포 영장에 따라 카라케 국장을 체포했다고 확인했다.
카라케 국장은 1994년 르완다의 다수족인 후투족이 소수민족인 투치족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학살에 나서면서 80만명이 살해된 르완다 대학살 사건 이후 군사정보부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다수의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메디코스 델 문도'라는 비정부기구(NGO)를 위해 일하던 스페인인 3명을 살해하도록 지시하는 등 민간인을 상대로 한 전범혐의로 2008년 스페인 판사에 의해 다른 르완다 군 고위 간부 39명과 함께 기소됐다.
BBC방송은 카라케 국장이 기소된 이후 여러 차례 영국을 방문했었기 때문에 르완다 정부로서는 카라케 국장의 체포 시점에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르완다 대학살 사건은 투치족이 주도하는 반군단체인 르완다애국전선(RDF)이 우간다 국경을 넘어 르완다로 진군, 국토를 장악하면서 종식됐다.
카라케 국장 역시 현재 르완다의 집권 여당인 RDF소속으로 2003년 발생한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수십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수단 다르푸르에 파견된 평화유지군 부사령관에 임명돼 2009년까지 활동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카라케가 지난 2000년 민주콩고공화국 내전에 르완다군이 개입할 당시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을 주도했다면서 그의 임명에 강력 항의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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