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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카고 도심의 고가 철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119년 된 미국 시카고 도심 고가 전철역 사라진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도심에 위치한 119년 된 고가 전철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도심 명소 밀레니엄파크 인근의 매디슨-와바시 전철 역사(驛舍)가 금주 중 철거에 들어간다.
시내 중심부 매디슨 스트리트와 와바시 애비뉴가 만나는 지점, 룹(Loop)으로 불리는 고가철로 위에 위치한 이 역사는 시카고 만국박람회 개최 3년 후인 1896년 지어졌다.
오래되고 낡은 이 역사를 일부 시민들은 시카고의 아이콘 중 하나로 아꼈지만, 일부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눈총을 주기도 했다.
시카고 시는 1800년대 지어진 마지막 전철 역사의 상징적인 건축 자재들을 시카고 보존위원회와 일리노이 철도박물관, 비영리단체 리빌딩익스체인지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팔라디안 건축양식의 역사 출입구, 바로크 양식의 창틀과 난간, 주석 천장과 벽면 타일, 개찰구와 탑승권 판매소, 목재 플랫폼 등이 그 대상이다.
보존단체들은 이 건축 자재들을 영구 전시할 곳을 찾거나 재활용할 계획이다.
트리뷴은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시카고 역사박물관 등이 자재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며 철거 후 상태와 가치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철거 작업에는 일반 철거 요원이 아닌 특별 인력이 투입되고,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작업기간도 다음달 중순까지로 길게 잡혔다.
역사는 지난 3월 문을 닫았지만 철로에는 여전히 5개 전철 노선이 운행 중이고 고가 아래로 자동차와 보행자가 지나다니고 있다.
시카고 시는 이 역사가 기대 수명을 훨씬 넘겨 버티면서 제 역할을 다했으나, 이제 외관이 너무 낡고 구조적으로 약해져 헐어버릴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매디슨-와바시 역의 대칭점에 있는 랜돌프-와바시 역도 2년 내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이 역은 지난 1957년과 1960년 내·외부 설비를 각각 보완했다.
두 고가 전철역은 사실 1980년대 초반 철거 위기에 놓였었다.
시카고 교통당국은 도심 전철 흐름을 빠르게 하기 위해 1981년 두 역사를 닫는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했으며, 1980년대 초반 시내 고가철도를 모두 철거하고 지하철화 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폐기했다.
한편 시카고 시는 두 역사의 중간 지점에 현대화된 새 역사를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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