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폭력·권력의 이면을 들추다…임안나 사진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5 14: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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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안나, Frozen Hero 1

전쟁과 폭력·권력의 이면을 들추다…임안나 사진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사진 속 벚꽃이 핀 공원 계단에 오붓하게 보이는 한 가족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쪽에는 탱크가 서 있다.

평화로운 광경에 자리를 차지한 '무기'가 부조화하게 보인다는 생각이 스치는 찰나 시선은 갤러리에 전시된 다른 작품을 향하게 된다.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임안나(45) 작가의 개인전 '프로즌 오브젝트'(Frozen Objects)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중첩돼 있다.

1층에는 춘천, 가평, 양구 등지 공원과 전쟁 관련 기념관, 벌판 인근에 폐 무기가 설치된 풍경을 촬영한 사진이 전시됐다.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무기가 공룡 모양의 조각, 벤치, 우거진 나무와 함께 배치된 풍경이 눈에 띈다.

작가는 "특수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생활공간이자 편의시설이라 할 수 있는 공원, 휴게소, 놀이시설에 무기가 놓여 있음이 생경해 보였다"고 말한다.

갤러리 2층에는 희뿌연 배경 속에 천을 두른 헬리콥터, 탱크, 로봇 모양의 기계를 찍은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 속에는 빨간 풍선이 함께 보인다.

작가는 "전쟁을 드러내는 영웅은 한편으론 '기계'라 할 수 있다"며 "제가 만든 가상의 공간에 천으로 그것을 숨김으로써 관람객이 본질에 더 주목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설명하다 보면 파괴력이나 가격을 말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수치로 이어진다"며 "그렇다면 우리에게 전쟁이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이르면 전쟁과 상반된 곳에 있는 평화란 과연 무엇인지 그 가치도 모호해진다"고 바라봤다.

작가는 "전쟁은 무기로 행해지고 그 무기로 인간은 폭력을 가한다"며 "결국 그 지점에서 파워, 즉 권력이 발생한다"고 이어갔다.

그는 "우리의 삶을 둘러보면 인간관계에서도 파괴 또는 폭력의 본질이 행해지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은 뒤 "저의 작업은 무기, 전쟁, 폭력, 권력으로 이어져 온 사고의 확장"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7월19일까지다. 문의 ☎ 02-738-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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