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한국전쟁 65주년 기념식…"산화한 전우 못 잊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5 15: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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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서 한국전쟁 65주년 기념식…"산화한 전우 못 잊어"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국땅에서 잃어버린 전우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25일 한국전쟁 발발 65주년 기념식이 참전용사들과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뉴질랜드 내무부 주최로 웰링턴 푸케아후 국립전쟁기념공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데스 빈튼 한국전 참전용사 회장 등 참전용사들과 크레이그 포스 보훈처 장관, 김해용 대사, 멜리사 리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필리핀 대사 등 외교단과 웰링턴 교민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은 전투 중 목숨을 잃거나 질병으로 숨진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혹독하게 매서웠던 한국의 겨울 추위와 쉴 새 없이 계속되던 포격전 등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특히 봅 해먼드와 월리 월스텐홈은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나서 5년 만에 일어난 한국전에 참전하기 위해 겨울철인 12월 한국에 도착했다며 뉴질랜드는 여름이었는데 한국은 한겨울이어서 엄청나게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월스텐홈은 "한여름 어느 일요일 날 아침 우리는 이곳을 떠났다. 웰링턴의 모든 시민이 나와 우리를 뜨겁게 환송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젊은이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혹독한 추위였다.

기온은 영하 6도였고 보급품은 엉성했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온 그들은 한국에서 맞이한 첫 번째 겨울을 매일 밤 여름용 슬리핑백과 담요 속에서 덜덜 떨면서 보냈다.

포병인 해먼드는 추위 속에서 적진을 향해 쉴 새 없이 쏘아대던 포격전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우리는 쉴 새 없이 포를 쏘았다. 도착해서 12개월 동안 100여만 발을 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 참석했을 때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사람은 전우 봅 크롬턴이라며 그는 함께 포를 쏘다 포탄이 잘못돼 폭발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월스텐홈도 일본 기지에 머무르고 있을 때 천연두에 걸려 목숨을 잃은 세드릭 버글러가 자꾸 생각난다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국땅에서 잃어버린 전우를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해용 대사는 한국을 위해 싸워준 모든 뉴질랜드인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며 "모든 한국인은 그들의 희생을 지금도 늘 고마워하고 있다"고 한국인들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94세인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전쟁때 북한에서 피란 와 살면서 지금도 이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이산가족의 아픔을 소개하면서 "한국인들은 아직도 참전용사들에게 많은 빚을 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에 6천여 명의 병력을 보내 45명의 희생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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