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금지조약 현인그룹 "北, 조약 서명하고 핵실험 자제해야"
'서울선언' 발표…"北·美 등 8개국, 지체없이 서명·비준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발효를 위한 세계 저명인사들의 모임인 'CTBT 현인그룹'(이하 현인그룹)이 26일 북한에 추가 핵실험 자제를 촉구했다.
현인그룹은 26일 오전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담은 '서울 선언'을 발표,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추가적인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북한이 CTBT에 서명하고 비준하며 어떠한 추가적 핵실험 실시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인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언 내용을 공개했다.
선언은 "북한은 2006년, 2009년, 2013년 핵실험을 자행함으로써 21세기에 핵실험 금지 규범을 위반한 유일한 (CTBT) 발효요건국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최근인 2013년 2월 12일 행해진 핵실험은 안보리 결의 2094호에 표명된 바와 같이 중대한 국제적 우려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 "CTBT 발효를 기다리는 동안 모든 국가가 자발적인 핵실험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CTBT의 목적과 의도와 어긋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고도 촉구했다.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CTBT는 1996년 각국 서명을 받기 시작했으며 현재 183개국이 서명하고 164개국이 비준했다.
그러나 원자력 능력이 있는 44개국(발효요건국) 중 미국, 중국,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8개국이 아직 서명 또는 비준을 하지 않아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선언에서 현인그룹은 CTBT가 20년간 발효되지 못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선언은 "아직 CTBT에 서명하거나 이를 비준하지 않은 발효요건 국가들은 지체없이 서명, 비준해야 한다"며 "그 어떤 편익보다도, 핵실험 실시에 대한 법적 구속력 없는 금지규범의 부재를 다른 국가들이 악용할 위험이 보다 중차대하다"고 지적했다.
현인그룹에 참여하는 이호진 전 핀란드 대사는 논의 과정에서 "이란 핵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 반해 북핵 문제는 아직도 그 위험성에도 협상이 정체 국면에 있다는데 상당한 우려가 표명됐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이란이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 등을 북한 지도부가 충분히 인식해서 북한의 입장이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현인그룹 소속 인사들은 이날 오후 판문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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