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화성시 "이웃지자체 행정에 개입안한다고 해놓고…"
화성광역화장장, 지자체간 갈등으로 확산
수원시, 국토부 의견조회에 '반대한다' 입장 표명
당황한 화성시 "이웃지자체 행정에 개입안한다고 해놓고…"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화성광역화장장 건립을 수원시가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웃사촌인 화성시와 수원시가 본격적인 대립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수원주민과 화성시와의 '민관' 갈등이 지자체간 갈등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수원시는 지난 24일 화성시 등 5개 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화성종합장사시설 건립 사업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광역화장장과 관련해 경기도가 신청한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 변경안 심사를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요청한 의견조회에 대한 답변서에 "입지선정 과정에서 수원시나 인접 주민과 충분한 협의나 절차 없이 결정됐고, 이로 인해 파생된 갈등조정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반대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화성종합화장장 사업에 대해 별다른 반대의사를 내놓지 않은 수원시의 갑작스러운 반대발표에 화성시는 당황하고 있다.
수원시가 화장장 문제에 대해 이웃 지자체의 행정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서수원지역 주민들과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까지 수원주민을 위해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심하게 항의를 할때에도 잠자코 있던 수원시여서 화성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듯한 충격에 빠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수원시가 이웃행정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갑자기 너무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와 당혹스럽다. 연화장이라는 장사시설도 운영하는 수원시가 왜 이렇게 나오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원시의 주장과 달리 갈등조정 노력을 충분히 보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 2월 16일 경기도 주관 갈등조정회의에서 수원시의 요구사항을 수용해 서수원지역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서수원주민들의 저지로 설명회가 무산됐다고 했다.
또 민간전문가와 서수원주민대표, 화성시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5차례 개최하고 과학적 검증을 위해 '화장시설의 환경영향 분석연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경기도의 중재노력, 5개 지자체의 수원시 요구사항 수용 등 객관적인 사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광역화장장 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황한 화성시와는 달리 오랫동안 화장장건립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수원주민들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수원시의 반대표명에 환영하고 나섰다.
서수원주민들의 화장장건립반대 조직인 '칠보산화장장 건립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원시의 반대입장 발표에 대해 "그동안 주민들이 우려했던 수원시의 소극적인 태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원시가 주민들 편에 서게 되면서 앞으로 화성시와 수원시의'지자체간 갈등'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도시 사이에는 그렇지 않아도 갈등 요인이 있다.
이미 지난달 수원시가 매달 직거래장터를 개설해 화성시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자 화성시가 통합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해당 농민들의 참여를 막은 전력이 있다.
또 수원공군비행장 이전과 관련한 두 지자체간 대립도 예상된다.
수원시의 최대 민원사업인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사업이 지난 4일 국방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고, 이전 후보지로 경기남부 지역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한 곳으로 화성시가 유력하다는 설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돌았고, 이때문에 화성시의회는 지난 2월 3일 '수원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결의안'까지 통과시켰다.
수원시가 지역 주민의 반대목소리에 동참하지 않은 것은 수원비행장 이전을 위한 것으로, '소탐대실' 하지 않으려는 계산 때문이었다는 얘기는 수원과 화성지역에 공공연히 돌고 있다.
국토부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라 인접한 시와 반대 주민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객관적인 자세에서 판단해야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의견을 제출하면 경기도가 신청한 계획안과 함께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 광역화장장은 화성·부천·광명·안산·시흥 등 5개 시가 총 사업비 1천212억원을 공동 부담해 화장로 13기, 봉안시설 2만6천440기, 자연장지 3만8천200기 규모로 2017년까지 짓기로 한 종합장사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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