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고 잘 보이지 않지만…'베니' 작가가 말하는 기적
EBS '감각의 제국' 4회 '봄의 기적' 29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토끼치고도 유난히 크고 긴 귀를 가진 '베니'는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캐릭터다.
'베니'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구경선(32) 씨는 2살 때 심한 열병을 앓고 나서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고민과 방황을 거듭했던 구 작가에게 그림은 상처를 치유하는 희망이자 침묵을 메워주는 하나의 소리였다.
그녀가 귀가 큰 토끼를 그리는 것도 대신 소리를 들어달라는 바람에서였다.
청력을 잃은 구 작가는 최근 시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구 작가가 현재 볼 수 있는 시야는 약 8cm에 불과하다.
그는 절망하고 좌절하는 대신,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 꼭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29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EBS TV 다큐프라임 창사특집 '감각의 제국' 4회 '봄(Seeing)의 기적'은 구 작가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하루의 풍경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버킷 리스트를 하나 둘 실행하는 구 작가 모습을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 판타지와 같은 일상을 그려낸다.
제작진은 "구경선 작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기보다 주어진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자 더 많이 보고 경험하려고 한다"면서 "그녀에게 기적은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한 것이 아니라 앞을 볼 수 있는 오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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