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성에서 숨진 윤흥신 장군, 추모 석상은 엉뚱한 곳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왜군에 맞서 싸우다가 부산 다대성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던 다대첨사 윤흥신 장군의 석상이 엉뚱한 곳에 모셔져 있어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 장군은 선조 35년인 1592년 음력 4월 13일 수많은 왜군이 부산을 통해 조선을 침략했을 때 다대성 백성들과 끝까지 항전하다가 숨진 인물이다.
윤 장군은 부산진첨사 정발 장군, 동래부사 송상현 장군과 함께 부산의 자랑스러운 위인으로 꼽히며 매년 충절을 기리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문제는 윤 장군을 추모하고자 세운 석상이 장군의 발자취가 있는 다대성 인근이 아니라 옛 부산진성인 동구 초량동 중앙대로 일대에 있다는 점이다.
부산시가 1981년에 높이 4.1m, 폭 2.1m, 길이 2.4m로 석상을 설치하면서 아무런 역사적 고려 없이 당시에는 가장 대로였던 초량동 중앙대로 일대에 세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대성에서는 윤 장군을 기리는 '윤공단' 공원이 있고 매년 지역주민들이 윤 장군 순절비 앞에서 제향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석상은 엉뚱한 곳에 있어 찾아오는 사람 없이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장군의 석상과 달리 정발 장군의 동상은 '정공단'이 있는 부산 동구 초량동에, 송상현 장군 동상은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송상현광장에 있는 등 해당 인물을 기리는 시설에 제대로 모셔져 있다.
지난 2008년 사하구 지역문화연구회가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며 동상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당시 부산시로부터 예산 지원을 거절당해 이전이 무산됐다.
부산시는 '윤흥신 장군 석상은 문화재가 아닌 단순 조형물이기 때문에 문화재 관련 예산을 지원할 명목이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하구 지역문화연구회는 동상 이전비용으로 1억 7천만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했다.
윤 장군 석상 이전 문제를 최근 다시 제기한 김종한 부산시의회 의원은 "지난해 다대성에서 열린 윤공단 순절비 앞에서 윤 첨사의 우국 충절을 기리는 제향에 참석했는데 그 시각 초량동에 있는 윤 장군의 석상은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웠다"면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 있는 윤 장군의 석상을 하루빨리 제자리로 모셔야 한다"고 29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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