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부채상환 능력 없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9 15: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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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부채상환 능력 없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속에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도 72억 달러(약 8조900억원)에 달하는 공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는 주지사의 발언이 나왔다.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28일(현지시간) 채권단에 채무상환 기한 연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푸에르토리코 의회가 부채 상환을 위해 15억 달러(1조7천억원)를 따로 떼어놓고 예산을 6억 7천400만 달러(7천600억원) 삭감하는 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예산안은 30일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이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빚을 갚을 수 없다"며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아니라 수학 문제"라며 "나는 더 쉬운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에르토리코가 발행하는 공채는 연방, 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미국 뮤추얼펀드에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푸에르토리코의 경제가 악화하고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이제 헤지펀드나 부실채권 업자들까지 사들이고 있다.

가르시아 주지사의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둘러싸고 의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당 대변인인 제니퍼 곤살레스 의원은 "무책임하다"며 "주지사가 푸에르토리코의 지도자들과 만나지 않은 채 뉴욕타임스와사적으로 만났다"고 비판했다.

푸에르토리코 헌법은 공채를 어떤 다른 부채보다 미리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곤살레스 의원은 가르시아 주지사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려면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상황은 정부가 은행의 영업을 중단하고 현금 인출을 제한한 그리스의 상황과 맞물려 비교되고 있다.

그리스는 무려 5년 동안 재정 위기가 지속하면서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까지 탈퇴할 위기에 몰렸다.

인구 360만명의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다른 어떤 주보다 주민 1인당 공채의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된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 캘리포니아 주 스톡턴, 발레조의 파산보다 푸에르토리코 디폴트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시가 파산을 선언하면 미국 연방의 파산법 조항에 따라 채권자는 투자금 일부를 되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푸에르토리코는 주 정부와 마찬가지로 파산을 신청할 수 없고, 채권단과의 협약을 통해 오래 복잡한 방식으로 빚을 갚아가는 방안밖에 없다.

푸에르토리코의 채무는 2012년 파산을 신청한 디트로이트보다 4배나 크다. 미국 안팎에서 뮤추얼펀드를 통해 푸에르토리코 공채를 사들인 이들에게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뮤추얼펀드 4개 가운데 3개가 푸에르토리코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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