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에 남유럽 국채 금리 급등…위기 전염되나(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9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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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위험도 상승에 남유럽국 국채 금리 급등
"2012년 재정위기 때와는 상황 다를 것" 관측도
△ (아테네 AP=연합뉴스)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가용 유동성을 제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과 그리스 정부의 은행 영업중단 및 예금인출 제한 조치 등이 28일(현지시간) 이어지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다. 사진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구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 실시 전격 선언 후 시민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아테네의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 marshal@yna.co.kr (끝)

그리스 사태에 남유럽 국채 금리 급등…위기 전염되나(종합)

채권 위험도 상승에 남유럽국 국채 금리 급등

"2012년 재정위기 때와는 상황 다를 것" 관측도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2011∼2012년 그리스발(發) 유럽 재정위기를 경험한 바 있는 유럽 국가들은 그리스 위기가 남유럽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그리스 위기 본격화에 잠잠하던 남유럽국 국채 금리도 요동

그리스에서 고객들이 예금을 동시에 찾는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고 오는 30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 15억 유로(약 1조9천억원)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남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오전 그리스의 10년물 금리는 346bp(1bp=0.01%포인트) 폭등한 13.937%를 기록했다.

그리스 위기 전염 가능성으로 채권 위험도가 높아진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 역시 급등했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22.0bp 올랐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금리도 각각 21.7bp, 27.7bp 상승했다.

2011∼2012년 그리스 위기로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었을 당시와 달리 최근까지 그리스 사태에도 잠잠했던 남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위기 전염 가능성에 반응을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렉시트가 벌어지면 19개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빚이 많은 남유럽 국가들도 그리스를 뒤따라 유로존에서 탈퇴할 위험이 증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채권은 오히려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금리가 18.5bp 내린 0.735%를 나타냈다.

스페인과 독일의 채권 금리 격차는 지난 1년 사이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유로화도 지난 주말 1유로당 1.1165달러로 마감했으나 이날 1.0955달러로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중·후반으로 갈수록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은 그리스의 IMF 채무 상환일이고 다음 달 1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 긴급 지원에 나설지 평가·결정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 5일에는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그리스 국민투표가 열려 각각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리스발 위기 남유럽국 전염 가능성 과거보다 작아

그리스가 오는 30일 디폴트에 이어 유로존 탈퇴를 감행하더라도 2011∼2012년과 같이 그리스발 위기가 남유럽으로 심각하게 퍼져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 남유럽 국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 체력이 허약한 상황이었다.

당시 그리스에서 재정 적자 위기가 돌출한 데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국가로 위기가 퍼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하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적극적인 경제 개혁에 나서 경제 상황이 훨씬 호전됐다.

IMF는 스페인이 2008∼2013년 경제 위기를 벗어나 올해 3.1%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스페인의 경제 성장률, 경쟁력, 재정과 은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보다 더 잘 대비하고 있던 적이 없었다"면서 "그렉시트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독일 경제인 단체인 독일산업연맹(BDI)의 울리히 그릴로 회장은 "독일과 그리스 양국 간 무역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그렉스트가 독일 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그리스와 세계 경제의 연결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낮아 파급력이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ECB도 국채시장 지원 여력이 확대돼 양적완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로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 프로그램의 적법성과 관련해 지난 1월 'EU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예비 판결한 데 이어 이달 판결을 확정했다.

OMT는 ECB의 기존 국채매입 프로그램(SMP)을 대체한 프로그램으로 유로존 회원국의 요청이 있으면 해당국의 국채를 1∼3년물 중심으로 무제한 사들인다는 게 골자다.

론 베어링 B 캐피털 자산운영사 전무는 "현재 유로존의 위기는 2011년보다 훨씬 덜하다"면서 "그리스 위기로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겠지만, 사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커지면서 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2008년 경제위기와 같은 악재가 닥치거나 ECB가 현재의 예외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철회하고 나서도 유로존이 견고하게 남아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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