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민주당 창당 70주년 연설에선 "타협 않으면 유럽 이념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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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해법, '저' 손 안에… (베를린 AP=연합뉴스) 채무 불이행(디폴트)과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위기로 치닫고 있는 그리스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언제든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하고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위기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그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리스에 대한 최대 채권국이자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움직여야만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메시지. 사진은 이날 메르켈(가운데) 총리가 집권 기독교민주당(CDU) 창당 70주년 리셉션에 참석한 모습. |
메르켈 "유로화 실패 땐 유럽도 실패…국민투표 후 협상"(종합2보)
정당·의회대표들과 그리스해법 논의 "당장 정상회동 이유 없어"
기독민주당 창당 70주년 연설에선 "타협 않으면 유럽 이념 잃어"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내달 5일로 예정된 국민투표를 마치고 나서 대화를 원하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정당 및 의회 지도자들과 회동해 그리스 해법을 논의한 뒤 기자들을 만나 "그리스가 국민투표 이후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우리로서는 당연히 그러한 협상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국민투표 이전 유럽 정상회의를 열거나, 당장 자신이 그리스를 찾아가 양자 정상회담을 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로써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은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고 나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메르켈 총리는 또 국제채권단이 관대한 제안을 했으나 그리스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어느 쪽도 100%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타협을 통해서만 유럽은 굴러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유로화의 미래와 관계가 있지만, 누구도 그리스 국민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길 바라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한, 내달 1일 연방의회에서 그리스 해법을 의제로 올려 토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속한 기독민주당(CDU) 창당 70주년 기념연설에서 "유로화가 실패(난파 또는 좌초)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주체들의 대타협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은 공동 운명체이고, 유로화는 상호 신뢰의 기반 위에 있는 하나의 화폐를 넘어서는 것이라고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과거 유럽의 경제위기때부터 자신이 평소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라는 언급을 했다고 상기하고 "문제는 타협할 능력"이라면서 "이것을 잃으면 유럽의 이념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원칙을 "우리가 단기간 유보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온갖 어려움에도 우리는 타협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전제하고 "지난 5년 간 위기와 맞서 싸우며 유럽 통합을 심화시켜 왔기 때문에 유럽은 그리스와 관련한 위기 상황도 한층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연설에서 그리스 해법을 두고 자신과 이견을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향해 수개월 간의 협상 노고에 사의를 표하고 "당신이 재무장관이어서 좋다"고 상찬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 대변인 겸 정부 대변인은 또 메르켈 총리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협상 파트너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의견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재무장관실 대변인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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