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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 |
"세월호 참사·윤일병 사건…한국화에 성찰로 담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수묵 인물화로 잘 알려진 김호석(58) 작가의 초대전이 내달 6일부터 8월16일까지 고려대 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를 앞두고 30일 서울 인사동 음식점에서 만난 작가는 "세월호 참사, 윤일병 사건을 큰 주제로 삼은 작품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김호석은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역사속 인물인 정약용 등의 영정을 그리기도 했지만 광주 민주화운동 등을 주제로 한 역사화도 작업했다.
그는 "한때 그림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림이 사회 속에 녹아 들어가 작은 틈을 메웠으면 한다"고 바라봤다.
전시작은 작가의 설명처럼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나 군대내 폭행으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그려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작품 '흰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에선 닭이 품고 있는 여러 병아리의 윤곽이 선명하지 않고 희미하게 드러난다.
'내음으로 기억되다'라는 작품에는 군부대에서 보내온 장정소포 상자가 보이고 여기서 옷을 꺼내 든 한 여성이 코를 맡아 냄새를 맡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작품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에선 주름 많은 손으로 끌어안은 누군가의 뒷모습이 또다시 희미하게 보인다.
작가는 "상징, 비유, 은유가 이번 작품에선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싶었다"고설명했다.
작가는 "사회 현상을 보면서 나는 똑바로 살았는가, 이해관계에 빠진 적은 없는가, 돈을 위해 초상화를 그리진 않았는가 자문했다"며 "그랬다는 답에 스스로 반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절한 슬픔이 긍정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슬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찾고 싶었다"며 "관람객에 따라선 극복해야 할 그 대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석은 또다시 초상화를 그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제는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익명의 존재를 그려 공공기관에 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답했다.
전시 제목 '틈,'은 작가가 틈을 두고 바라본 우리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의미에서 '틈'에 쉼표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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