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끈 독일철도 분쟁 5주 중재로 마침표…'정치의 힘'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1년 지속한 독일 국영철도 도이체반 사측과 기관사노조(GDL)의 벼랑끝 대치가 정치인 중재 개시 5주 만에 종결됐다.
도이체반 노사는 1일(현지시간) GDL의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요구로 지난해 7월 촉발된 임금협상 분쟁이 2단계 걸친 5.1% 임금인상, 오버타임 감축 및 주간 노동시간 38시간에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또 사실상 다수 노조에 임협 창구를 단일화한 개정 법률에 관계없이, 사측은 GDL과 오는 2020년까지 지금처럼 별도 임협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2만 명 규모의 소수 전문직 노조인 GDL이 승무원을 자신들의 임협 적용 대상으로 삼으면서까지 소수 노조의 독자적 임협 권리를 주장한 데 대한 노사 양측의 해법이다.
독일에선 동일 사업장에 복수 노조의 여러 임협이 경합할 때, 다수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의 임협을 모든 노동자가 동일하게 적용받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이 지난 5월 이뤄졌다.
GDL은 이 입법 전에 기관사 외 승무원 등 일부 철도 노동자들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다수 노조로서 온건한 성향을 보여온 철도운수노조(EVG)과 대표성과 선명성을 두고 경쟁해 왔다.
사측와 GDL의 대타협을 이끈 것은 정치인들의 노련한 중재였다.
지난 5월 말 노조는 좌파당의 보도 라멜로브 튀링겐주 주총리(노조)를, 사측은 사회민주당 출신의 마티아스 플라체크 전 브란덴부르크주 주총리(사측)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중재에 들어갔다. 그 이후 정확하게 5주 만에 꼬인 실타래가 풀렸다.
클라우스 베플러 전 연방노동법원 재판장의 개입 아래 계획된 중재 기간은 애초 3주간이었으나 2주간 연장하며 복잡한 타협에 이른 것이다.
도이체반은 작년 7월 노사협상 개시 이래 아홉 차례 총 420시간 파업을 유발하며 시민들의 큰 불만을 샀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두 정치인이 노사 대표격으로 나서 거중조정에 들어갈 때부터 파업 불편 우려를 덜어내며 대타협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고, 마침내 두 정치인과 노사는 이에 화답했다.
도이체반은 하루 550만 여객과 62만t의 화물 수송을 담당하는 기업 물류와 승객 이동의 중심 교통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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