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우먼 룩' 상징 도나 카란, 30여년만에 현역서 퇴장(종합)
'필수 아이템' 도입한 직장여성 패션 아이콘…모기업 "DKNY에 집중"
(뉴욕·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이윤영 기자 = 미국 '커리어우먼 룩'의 대명사였던 유명 패션 디자이너 도나 카란(66)이 현역에서 은퇴했다.
카란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설립한 패션회사 '도나 카란 인터내셔널(DKI)'의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전했다.
카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현직에서 물러나는 계획을 몇년 전부터 고민해왔으며,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회사의 고문으로 계속 활동하면서, 건강·교육 관련 자선재단인 '어번 젠 컴퍼니 앤드 파운데이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수학한 카란은 1968년 '앤클라인'에 들어갔다가 앤 클라인의 사망 후 수석 디자이너가 되면서 1985년까지 이 브랜드를 이끌었다.
카란은 그 해 남편과 함께 '도나 카란 인터내셔널'을 공동으로 창업하고 바쁜 미국의 직장 여성들이 여성성을 살리면서도 간편하고 세련되게 입을 수 있는 신개념의 패션을 선보였다.
특히 여성들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패션 아이템인 '일곱 개의 쉬운 품목들'을 시작으로 '이센셜(Essentials) 라인'을 시장에 내놓았다.
단순하고 기능적인 재킷, 스커트, 셔츠, 니트 원피스, 코드, 레깅스 등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맞물려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옷을 서로 매치해 입는 '믹스 앤 매치(mix & match) 룩'의 출발점이 됐다.
DKNY는 카란이 젊은 층을 겨냥해 1989년 론칭한 도나 카란 인터내셔널의 대표 브랜드다.
카란은 DKI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사업부진을 겪으면서 2001년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에 회사를 매각했지만, "나는 회사와 결혼했다"며 디자인을 계속했다.
그러나 패션의 유행이 바뀌고, 매각 후 브랜드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카란과 LVMH간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작년에는 뉴욕 맨해튼 매디슨가에 있던 카란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닫는 등 악재가 겹쳤다.
LVMH는 카란이 사임해도 곧 그의 후임을 임명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란의 패션쇼와 컬렉션 등이 중단되기 때문에 당장 올해 9월 뉴욕패션위크에서는 카란의 무대를 접할 수 없게 된다.
LVMH는 앞으로 DKNY에 더 집중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패션계를 풍미한 디자이너의 퇴장 소식에 업계에서도 안타까운 반응이 잇따랐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는 트위터에 "한 시대가 갔다! 도나 카란이 DKI를 떠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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