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공화, 교황 방미도 골치…잠룡들 속내 복잡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2 23: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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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공화, 교황 방미도 골치…잠룡들 속내 복잡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동성결혼 등 여야가 날카롭게 대치한 핵심 이슈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번번이 패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고의 한 주'였던 지난주는 역으로 공화당에는 '최악의 한 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패 행진을 기록하면서 내년 대선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9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은 자칫 공화당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공산이 커 공화당이 속을 끓이고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최근 "공화당 인사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 대처, 소득 불평등 해소 등 진보 이슈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잇따른 소신 발언이 공화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 탓이다. 특히 기후 변화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반기 역점 과제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주 공화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총기 제조업자들에 대해서도 '비기독교인'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공화당 입장에서 더 큰 우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이 같은 진보 주제에 대해 과감하게 소신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화당 1인자'이자 가톨릭 신자인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회 연설을 초청했으나, 역설적이게도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큰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8일 가톨릭 최고 권위 사목교서인 '회칙'을 통해 기후 변화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공화당 잠룡들이 공개로 비판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가톨릭 신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선거 유세 연설 등에서 "종교를 통해 정치 영역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릭 샌토럼(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도 "교황은 기후 변화 문제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역시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만, 동시에 경제를 보호하는 것 역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 정가 소식통은 2일(현지시간) "공화당, 특히 대선 후보들 입장에서는 교황의 방미가 달가울 리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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