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 "백제 정체성 살릴 것"
세계유산위 참가 "남의 것 부러워할 필요없어"
(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가 예정된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대회장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메모하며 공부 중이었다.
3일(현지시간)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계속된 이날 회의에 나타난 안 지사는 이튿날로 예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대회장 분위기도 익히는 중이며,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인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와 나란히 앉아 그의 설명을 들어가며 세계유산 등재가 심사되는 과정을 메모했다.
세계유산위는 처음이라는 그는 "회의가 이렇게 돌아가는 걸 처음 알았다"면서 이번 경험이 백제역사유적지구 외에도 공주 마곡사와 논산 돈암서원이 포함된 '한국의 전통산사'와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충남도 관내인 공주와 부여 지역을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될 4일 회의에서 그는 향후 이들 문화유산에 대한 보전 원칙을 담은 짧은 스피치를 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백제 문화유산을 한국의 정체성으로 삼는 일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다만, 지방정부는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체로 이런 큰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여야를 초월한 투자가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백제역사유적지구와 경주 지역의 문화재 정책 사정을 비교하기도 했다. 문화재보호구역 기준으로 "경주는 70%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매입한 것으로 아는데 충남지역은 전체 130헥타르 중에서 30% 정도만 매입한 상태일 정도로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가 완성이자 끝이 아니라, 이들 문화유산을 철저히 보호하고 활용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화유산은 그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 그는 "우리는 자주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같은 거대한 자연유산이나 규모가 큰 문화유산이 없다는 이유로 열등감을 가지나, 그들이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기에 앞서 우리가 가진 소중한 문화자산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흙 문화이기에 (거대한) 석조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은 유럽과 같은 지역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덧붙이자면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 참여없이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문화유산 보호 정책은 늘 다른 민생 안건에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자산인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지원과 운동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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