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역 튀니지 테러 희생자 위해 묵념(종합)
영국 '시리아 IS 공습' 카드 만지작…캐머런 의회에 권한 요청
(런던·뉴욕=연합뉴스) 황정우 이강원 특파원 = 영국 전역이 3일(현지시간) 낮 지난달 튀니지 지중해 휴양지 테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의 시간을 보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도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의 기술·혁신센터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학생 및 교직원들과 함께 묵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옥스퍼드시 인근 위트니를 방문한 도중에 묵념의 시간을 보냈다.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열리는 윔블던의 경기장에서도 경기장 안팎에 있는 3천500여 명이 함께 묵념했다.
버밍엄에 있는 이슬람사원에서는 6천명 이상이 묵념한 가운데 모하마드 아프잘 이암은 "꾸란(이슬람 경전)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인도주의 전체를 살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면서 "이들 무고한 희생자는 아무런 죄를 짓지도 않았고, 잘못된 것과 관련도 없으며, 그들의 목숨은 다른 사람들의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소중하다"고 애도했다.
전국 경찰관들도 이날 묵념에 함께했다.
테러가 일어난 현장인 튀니지 수스의 호텔 해변에서는 튀니지 총리와 장관들, 영국, 미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 각국 대사들, 그리고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행사가 열렸다.
튀니지의 지중해 연앙 휴양지 수스에서는 지난달 26일 대학생 세이페딘 레그쥐(23)가 파라솔에 AK 소총을 숨기고 해변으로 접근해 일광욕을 즐기던 관광객에 난사했다.
이로 인해 38명이 목숨을 잃고 39명이 다쳤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운데 30명이 영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를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는 2005년 7월 런던 지하철 테러 이후 최악의 참사인 이번 테러에 대해 "극단주의 세력 격퇴를 위해 더욱 강경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시리아에서 더 많은 작전을 벌일 수 있는 권한을 의회가 부여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이날 뉴욕타임스가 캐머런 총리 대변인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헬렌 바우어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이 시리아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게 총리의 생각"이라며 "IS가 영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군에 합류한 영국이 이라크뿐만 아니라 시리아에서도 공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캐머런 총리는 "우리는 테러 위험에 웅크리지 않을 것"이라며 튀니지 여행을 멈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내 IS에 대한 공습을 벌이는 영국은 이미 시리아에서도 무인기를 통한 정찰활동, 시리아 상공에서의 공중 급유 등 일부 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의 이런 생각에도 당장 영국이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공습이 가능하지만, 캐머런 총리가 의회의 승인 없이 독자로 공습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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